지난 5월 14일 <뉴욕타임스>는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기고문을 실었다. 졸리에게서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방암 유전자 BRCA1의 돌연변이가 발견됐기 때문에, 치료 차원이 아닌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졸리의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트란드는 난소암으로 투병하다 2007년 1월 사망했으며, 졸리의 이모인 데비 마틴은 졸리의 수술 후인 지난 26일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 예방 차원의 유방절제술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올해 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유두 보존ㆍ조직 절제와 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덕분에 공식석상에서 다소 노출이 있는 드레스를 입었음에도 자연스러운 자태를 드러낼 수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유방절제수술 후의 유방재건수술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방암이 미국에 비해 더 젊은 나이에 많이 발생하며, 젊은 연령의 유방암 발생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유방은 여성다움과 모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부분이며, 유방암으로 유방을 절제하는 경우 그 심리적 충격은 남성의 거세에 비교될 정도라고 한다. 흉한 모양은 심리적으로 위축을 초래하며 신체적 불균형으로 생활에 불편이 따른다. 옷맵시도 나지 않아 입고 싶은 스타일의 옷을 마음대로 입을 수도 없다.
실리콘 보형물 브래지어는 위치가 변하거나 땀이 차서 불편하다. 먼저 암을 치료해 살고 봐야 하는데 유방이 있고 없고를 걱정하는 것을 사치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유방재건수술을 받더라도 수술 후 항암치료 등 유방암의 보조적인 치료는 계획대로 받을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유방재건수술은 크게 자신의 조직을 사용하는 방법과 유방 삽입물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유방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암 절제 방법을 결정하며, 이 절제 방법과 보존된 조직, 환자의 상태, 그리고 성형외과 전문의가 선호하는 방법을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대개 자신의 조직으로 복원하는 것이 수술시간이 길고 방법이 어렵지만, 유방 삽입물을 이용하는 것보다 촉감이 좋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유방을 새로 만들고 나면 암이 재발했을 때 발견이 어렵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 재건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유방 재건수술을 받더라도 암재발이 잘 되는 것은 아니고, 재발한 경우 발견이 늦어지지 않는 것으로 이미 보고돼있다. 또한 유방재건수술을 받은 후에도 항암 화학요법, 호르몬 투여, 방사선치료 등을 계획대로 받을 수 있다.
유방재건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뒤 3~6개월 후에 입원하지 않고 국소 마취한 상태에서 젖꼭지를 재건한다. 젖꼭지 주위 피부를 모아 만들기도 하고 반대쪽 정상적인 젖꼭지가 큰 경우 일부를 잘라 이식해 만들기도 한다. 젖꼭지 주위의 유륜 부위는 한 달쯤 지난 후에 문신으로 색을 넣어준다. 환자가 양쪽 유방의 대칭을 원하는 경우에는 반대쪽 유방의 확대나 축소술, 또는 유방하수 교정술을 함께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유발절제수술 후에도 여성으로서 당당히 살아야할 날이 많이 남아 있기에 유방재건수술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최근에는 환자들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아져 유방암에 걸린 경우 병의 치유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정상적인 모습을 다시 갖기를 원한다. 유방재건술은 유방암 환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지워줄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인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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