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인천여성영화제 상영작 미리보기


본보가 협찬하는 2회 인천여성영화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평의 대한극장에서 상영될 여성영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6편의 상영작 모두 국내, 특히 인천의 개봉관에서 개봉된 적이 없는 작품이 대부분이어서 여성주의를 공부하는 학생, 영화 마니아는 물론 문화에 목말랐던 시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것.

2회 인천여성영화제의 주최단체인 인천여성회 최주영 사무처장은 “영화 마니아들을 위한 작품보다는 여성들의 보편적 일상이 재치 있고, 진솔하게 그려진 작품으로 라인업을 확정했다”며 상영작 모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36편의 상영작은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사흘 동안 오전 10시부터 부평 대한극장 1, 2관에서 모두 무료로 상영되며 좌석표는 영화제 기간 중 티켓 부스에서 발급한다.

티켓문의·435-3080

2회 인천여성영화제 상영작 미리보기



● 개막작


마스크 속, 은밀한 자부심 The Secret within Her Mask
노덕 / 한국 / 2005 / 18분 / 35mm / 드라마

항상 마스크를 하고 그 속에 콧수염을 숨기고 다니는 ‘정’은 자신을 남들과 다르게 만드는 수염을 제거하기 위해 위험한 수술을 결심한다. ‘정’의 콧수염에 상관없이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정’의 애인 ‘구철’은 은근히 그녀에게 수술을 강요한다. 성별에 따라 역할을 나누고, 어울리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회에 일침을 놓는 유쾌한 코미디.


● 폐막작


참!잘했어요 Excellent Work!
정다미 / 한국 / 2005 / 20분 / 35mm / 드라마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제8회 서울여성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참!잘했어요>는 스무 살 여성의 현재를 옭죄고 있는 9살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제목은 어린 시절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참!잘했어요’ 도장을 받을 때의 기분처럼 유쾌하고 재기발랄할 듯하지만, 어린아이의 상처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너무나 지독하다. 어쩌면 관객들은 잊은 줄 알았던, 혹은 무의식 중에 기억에서 삭제했던 상처의 기억들이 새삼 되살아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속울음을 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핵주먹  Atomic Punch, My Darling
선지연 / 한국 / 2006 / 20분 / 35mm / 드라마

뮤지컬과 판타지의 즐거운 조화를 보여주는 <그녀의 핵주먹>은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로 제8회 서울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쟁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연애를 하면서 화나고 답답해서 몇 번이고 결별을 결심하게 만드는 남자친구가 있을 때,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 영화에서 내놓는 해결책은 ‘그녀의 핵주먹’이다. 통쾌한 ‘그녀의 핵주먹’ 한 방에 유쾌해지긴 하지만, 마냥 즐거워하기엔 어딘가 씁쓸하다.



● 프로그래머 추천작


쇼킹패밀리 Shocking Family
경순 / 한국 / 2006 / 110분 / DV 6mm / 다큐멘터리

20대는 말한다. “가족이 대체 뭐길래….” 30대는 “나, 자유를 찾다”라고 외친다. 40대는 “관습에 찌든 세상을 거부”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쇼킹패밀리>는 가족 안에서 훼손되어가는 ‘나’를 고민하고,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아가는 20대, 30대, 40대, 세 여성의 시선을 기록한 성장영화다. 7월 1일 첫 번째 상영 후에는 ‘감독과의 대화’ 자리도 마련돼 가족에 대해 다시금 곱씹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은 너무 많아 Five is Too Many
안슬기 / 한국 / 2005 / 80분 / DV 6mm / 드라마

2005년 11월 전국 8개의 독립영화 상영관에서 개봉해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은 작품. 인천에서는 개봉하지 않아 소문으로만 듣고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을 인천 관객들의 눈을 확 뜨이게 하는 작품.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의 진짜 가족 만들기 프로젝트. 열여섯 가출소년 동규, 도시락 전문점에서 일하는 시내,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온 조선족처녀 영희, 그리고 영희가 일하는 분식점 사장 만수. 외롭다고 하기엔, 너무 많이 모였다. 출신성분 제각각, 혈액형도 제각각. 그래도 “우리는 가족”이라 주장하는 엉뚱한 네 사람의 진짜 가족 만들기.


우리들은 정의파다 We Are Not Defeated
이혜란 / 한국 / 2006 / 105분 / DV 6mm / 다큐멘터리

1970년대 인천의 동일방직. 16살 사춘기 소녀들이 하루 14~15시간의 노동을 타이밍과 왕소금으로 버티는 대가는 남자들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일당 70원. 게다가 남성 관리자들의 인격적인 모독과 폭력, 성희롱 등을 견뎌야 했다. 부당한 현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남성 중심의 어용노조를 뒤엎고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최초의 여성 지부장과 여성 집행부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똥물을 뿌리는 등 노조에 대한 탄압은 극에 달해갔고,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은 온몸으로, 때론 벌거벗은 몸으로 목숨을 걸고 저항했지만, 결국 해고됐다.
7월 2일 두 번째 상영 후에는 ‘그때 그 언니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어서 30년 전 감동을 ‘지금 이 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


법조계의 자매들 Sisters in Law
킴 론지노토, 플로렌스 아이시 / 영국, 카메룬 / 2005 / 104분 / 35mm / 다큐멘터리

<법조계의 자매들>은 강직한 검사 Vera Ngassan와 재판관인 Beatrice Ntuba가 무슬림 마을의 여성들이 가족과 마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위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적 행위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다. 그녀들은 열정과 지혜, 신랄한 재치와 정의감을 가지고 정당하게 싸워 나간다.
2005년 깐느영화제와 토론토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로는 유일하게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여성폭력이라는 암울한 현실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피해여성과 여성판사, 변호사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자매애는 용기와 희망,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