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견제 기능 다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지난해 의회가 체육복 단체 구입 문제로 구민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는 30일이면 임기가 마감되는 김재용(60) 의장은 2대 의회때부터 4대까지 11년 동안 의원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의원들이 체육복 구입에 예산을 과다 지출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과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농성을 꼽았다.
11년 동안 의원으로서 기쁘고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부끄러운 일이고 본인이 의장을 맡고 있던 시기여서 더욱 안타까웠던 것이다.


의원들은 한 배를 탄 공동체


그래서인지 김 의장은 새롭게 의회를 이끌어갈 의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활동을 하든지 자신과의 싸움이 우선인 것 같다. 의원이기 전에 인간이다보니 때로는 욕심도 생기고 하고 싶은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원으로서 늘 주민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도덕성을 잃어 지탄 받지 않도록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또한 김 의장은 “의원들은 의회라는 한 배를 탄 공동체”라며, 주민들은 의원 개개인의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 의회 전체로 보기 때문에 의원 한 명 한 명의 자세와 태도, 행동이 전체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놓쳐서는 안 될 의회의 역할, 감시와 견제


4대 의회에 대한 평가를 주문하자, 김 의장은 “의원 발의 등 고유의 역할에서 특별히 내세울 것은 없지만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타 의회에 비해 외유성 비교시찰 등을 자제하는 노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 14일 마지막 임시회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의원들도 빠짐없이 참가해 유종의 미를 보여준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집행기구와 심의기구를 혼돈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항상 머리에 담고 활동해야 하며, 특히 이번부터 정당공천이 이뤄진만큼 구청장이 같은 당 소속이라 해서 우리 식구니까 감싸고 덮고 넘어가는 모습은 철저히 배격해야만 의회의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 

또한 두 세개 동의 의원이 아니라 부평구 의원이기 때문에 내 지역구보다 전체적인 상황을 아우르는 의정활동이 필요하다며, 특정 지역에만 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의원들의 노력은 오히려 전체적인 지역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김 의장은 “일단 사업이 추진되면 이미 투입한 예산 때문에 지속해야 하고 그로 인해 주민 부담이 가중된다”며, 예산심의에서 단순한 삭감이나 부활 보다 예산 대비 효과성 측면에서 사업의 기초 단계부터 충분한 검토와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원들이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힘들고 소중한 일, 초심 지키기


청소차도 진입하지 못하는 부평6동 낙후지역이 재임기간 말끔히 정리된 것이 무엇보다 보람을 느낀다는 김 의장은 의정활동에 보다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이내 아쉽다고 전했다.  또한 돌아보니 10년 전 처음 의회에 들어와 맞이한 예산 심의에서 서민의 입장에 서서 치열했던 모습이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사라진 걸 깨달을 수 있다며, 첫 마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지를 새삼 느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주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지방자치의 꽃인 의회가 올바로 설 수 있도록 관심을 높여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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