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부평풍물대축제 - 걸어온 10년, 걸어갈 10년


편집자 주> 이제 10년을 지나며 인천의 대표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부평풍물대축제. 본지는 부평풍물대축제 10년을 맞아 ‘부평풍물대축제 - 걸어온 10년, 걸어갈 10년’이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부평풍물대축제의 10년을 돌아보고 지역축제가 지역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연재순서>


1. 2006 부평풍물대축제를 돌아본다
2. 지역축제와 지역문화의 관계
3. 타 지역 축제 사례 1
4. 타 지역 축제 사례 2
5. 부평풍물대축제 10년, 그후



지난 11일 폐막공연과 대동놀이를 끝으로 2006 부평풍물대축제(이하 풍물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는 거리축제 기간 중 폭우가 쏟아지면서 기획했던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등 유독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10년 동안 축적돼 온 풍물축제에 대한 부평구민, 인천시민의 관심은 비가 그친 11일 오후 부평대로를 축제인파로 가득 메우게 할 만큼 뜨거웠다.
그만큼 축제, 놀이,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갈망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풍물축제가 10년을 맞는 해로서, 그저 연례행사가 아닌 부평의 정체성을 가름할 만한 축제로, 전국, 더 나아가 세계의 어느 축제와 비교해도 부평만의 독특함, 풍물만의 매력이 있는 축제로 자리잡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축제였다 할 것이다.

그래서 축제위원회와 기획단은 무엇보다도 올해 축제에서 풍물축제의 향후 10년의 전망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풍물축제가 놓칠 수 없는 것 1 - 시민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무수한 축제가 치러진다. 그러나 대다수의 축제는 대중이 축제라는 일상을 벗어난 ‘일탈’에 ‘참여’함으로써 건강한 일상을 재충전하는 축제로서의 고유 역할을 잊은 채, 관 중심의 보여주기 식 연례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축제문화는 일제 식민지를 거치면서 아예 씨가 마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굿판, 놀이판은 무속이라는 이름으로 멸시당하며 사멸됐고, 광복 이후 군사정권을 거치며 대중들이 볼 수 있는 축제라고는 동원 식 관제 행사뿐이었다.

이후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민선단체장이 선출되면서 각 지역마다 우후죽순으로 축제가 생겨나긴 했지만, 태생부터가 관이 주도한 축제들은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휘청거리기 일쑤였고 공치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부평풍물축제 역시 1997년 민선자치단체장이 나서서 만들긴 했지만,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축제위원회를 구성하고 축제를 추진해 온 것은 타 지역에 비해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2001년부터 시작된 거리축제는 부평의 가장 중심도로를 시민들에게 내주고 난장으로 만듦으로서 풍물축제가 시민들의 축제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됐다. ‘축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아주 당연하지만, 대다수의 지역축제에서 지켜지지 못하는 명제를 부평의 풍물축제에서 실현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것이었다.



풍물축제가 놓칠 수 없는 것 2 - 풍물



풍물축제를 풍물축제답게 만드는 힘은 뭐니 뭐니 해도 풍물이다.
사실 풍물은 지구화, 도시화된 현대문명을 거스르는 오래된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전통이다. 그러나 평야지대였던 부평의 지역사(史) 속에서 풍물이라는 공동체의 놀이를 끄집어내고 그것을 현재의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은 부평 21개 동의 풍물단으로 결실을 맺으며 풍물축제를 10년 간 이끌어가게 한 힘이 됐다.

또한 전국학생풍물경연대회를 비롯한 경연대회들은 풍물축제를 부평, 인천이라는 지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전국적으로 뻗어나가게 했다.

그러나 풍물축제 10년을 돌아보며, 특히 2006 풍물축제를 돌아보며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부평 중심의 8차선 대로를 막고 차가 아닌 사람이, 도로로 광장으로 나오게는 만들었지만, 시민들이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로, 축제를 만들어가는 주인으로 세워가는 모습은 여전히 미진해 보인다. 또한 삼산농악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라든지 풍물 명인들의 품격 있는 공연이 있지만 여전히 풍물과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섞여 조화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제, 풍물축제를 만들어가는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시민들, 타 지역에서 제대로 된 지역축제를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이들의 지혜를 모아 부평풍물대축제 10년, 그 후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나갈 때이다.

‘시민’과 ‘풍물’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즐거운 난장을 만드는 것은 단지 축제위원회가, 관이 알아서 만드는 것이 아닌, 시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부평의 소중한 역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본 기획기사는 매월 3주차 발행되는 신문에 5달에 걸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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