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총동창회에 장학금 5억원 기부한 재미동포 김창만씨

▲ 재미동포 사업가 김창만(왼쪽)씨가 모교인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이응칠 회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재미동포 사업가 김창만씨가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해 인하대학교총동창회에 장학금 5억원을 쾌척했다. 김씨는 인하대 전자공학과 71학번으로 1975년 졸업한 뒤, 육군 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1978년 2월 미국으로 떠났다.

먼저 이민을 한 형제를 따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North Carolina)에 정착한 김씨는 현지에서 ‘뷰티월드’를 창업해 미용분야 사업을 벌였다. 남녀 미용과 화장, 머리 염색, 가발 등 미용용품 전반을 공급하는 사업을 지금도 하고 있다.

그가 고국을 방문해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한 배경에는 투병생활이 가져다 준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있다. 미국에서 사업을 일으켜 성공했지만, 1995년 간 이식수술을 했고, 2009년에는 간과 신장 이식수술을 하면서 의미 있는 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김씨는 “사실 첫 번째 수술을 할 때 극적으로 됐다. 그때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러면서 당시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조금 깨달았다. 그 후 살면서 좀 더 기억에 남는 일이라든지, 할 수 있는 도네이션(기부)라든지, 종종 했다. 그러다가 2009년에 다시 이식수술을 했는데 이번에는 두 가지(간과 신장)가 동시에 진행되는 바람에 거의 절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극적으로 살아났다. 그래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번에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김씨는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여러 동문들에게 귀감이 되고, 후배들을 생각해서 공식적으로 기부하자’는 인하대총동창회와 주변 친구들의 제안을 따랐다.

장학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김씨는 “지금은 인생을 정리해야할 나이가 됐다고 생각했다. 남은 삶의 포커스(=지향)를 어디로 해야 할까 고민했다. 이민 후 20여년 동안 잘못한 것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은 내 능력으로 한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재산이나 생명, 이런 것들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생활하지 않고 계속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다. 이제는 자식들도 컸으니 사회에 기여하면서 인생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모교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로 “살다보면 여러 가지 기복이 있기 마련인데 인생은 마라톤이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면 새로운 계기와 행복이 오고, 어느 상황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지내고 보면 자기 인생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죽을 것 같은 일도 지나면 자신에게 힘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후배들이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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