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금융을 찾아서[신용협동조합④] 부평신용협동조합

▲ 2013년 2월 정진철(아래 왼쪽에서 네 번째) 이사장이 금융감독원장 표창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부평신협 임직원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평신용협동조합(이사장 정진철ㆍ73)은 1965년 5월 26일 부평1동 천주교회(현 부평4동 천주교회) 신도 66명이 4551원을 모아 창립했다. 1972년 12월 30일 재무부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설립 당시 부평1동신용협동조합으로 출발했다.

그 뒤 1995년 6월 부평중앙신협으로 명칭을 바꿨고, 다시 4년 후인 1999년 부평신협으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신협 설립의 모태인 부평4동 성당 앞에 본점을 두고 있고, 삼산2동 삼산타운7단지 내 상가에 지점을 두고 있다. 2013년 3월 기준 조합원은 1만 6556명이고, 자산은 1259억이다. 자산건전성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부평신협 설립을 천주교회 신도들이 주도했지만, 오늘날 부평신협을 있게 한 데는 부평시장 상인들의 힘이 컸다. 지금도 부평시장 상인들이 주로 거래하고 있다.

부평신협은 다른 신협들과 달리 객장 안에 우편취급소를 운영하고 있다. 우체국에 공간을 임대한 것이 아니라, 신협 직원이 우편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1991년 11월 체신부와 협약을 맺은 뒤부터다.

정진철 이사장은 “당시 우체국이 부평역 앞에 있는 북인천우체국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이 우편업무를 보려면 거기까지 가야했다.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체신부에 우편업무를 취급하자고 제안했다”며 “사실 이 일은 조합 수익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을 위해 우리 직원을 배치해 우편업무를 2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평신협은 우편취급소 운영 외에도 건강교실 운영, 구충제 배부, 장학금 지원, 인천성모병원과 협약을 통한 조합원 건강검진 할인서비스 제공, 신협 건물 회의장으로 대여, 조합원 건강을 위한 산악회 운영 등을 펼치고 있다.

전통시장마일리지통장 개설 등 시장 활성화 방안 모색

부평신협이 예나 지금이나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은 신협을 있게 한 부평시장 상인들과 한 약속이다. 부평시장이 잘돼야 신협이 잘 되고, 그렇게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때 지역경제공동체의 부가 성장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토요일에도 직원들이 3교대로 번갈아 가며 일을 한다. 정 이사장은 “토요일에 시장은 더 붐빈다. 그래서 시장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문을 연다. 다만 전국 은행전산망이 다 쉬니깐 송금 내지 수표 발행, 거액 출금 등은 안된다. 부평신협 자체로 가능한 입ㆍ출금과 예ㆍ적금, 동전교환 등의 업무만 하는데 주5일 근무제가 정착하기 전부터 우리 신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도이다”라고 설명했다.

부평신협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다른 신협과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신협 실무책임자들이 모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송진국 부평신협 전무이사는 “신협이 전통시장과 협동할 수 있는 방안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 상인회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신협과 거래하는 구민들에게 전통시장마일리지통장을 만들어줘 전통시장 이용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줄 수 있고, 마일리지 실적에 따라 대출이자를 더 할인해주거나 예금이자를 올려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 뒤 “지역 상인들이 이용해줘서 성장한 만큼, 상인들과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평구를 넘어 인천지역 협동조합 간 협동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부평구 소재 신협과 남동구 소재 신협이 우선 뜻을 모으고 있다”며 “나아가 최근 협동조합 설립이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데, 협동조합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금융지원 분야는 신협이 그 지역 사정에 해박한 만큼 신협을 통해 이뤄지면 더욱 원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1년 취임한 정 이사장은 취임 시 장학재단 설립을 약속했다. 장학재단 설립에는 약 5억원이 필요한데, 자신이 먼저 매달 300여만원씩 적금을 부어 마중물이 되겠다고 했다. 현재 약 1억 4000만원이 모였다.

정 이사장은 “매년 중ㆍ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는데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재단은 부평신협 산하에 두는 것으로 아마도 다음 이사장이 재단 이사장이 될 것”이라고 한 뒤 “올해 장학재단 설립 추진위원회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신협도 기금을 내고,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다. 조합원 자녀를 우선 지원할 생각인데 성적만으로 선발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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