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내 31개소 실태조사, 미흡한 점 많아


부평구에서 상대적으로 장애인이 많이 살고 있는 갈산동, 삼산동, 부평3동에 위치한 지방선거 투표소 31개소의 장애인 편의시설 등을 조사한 결과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부평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대표 김경현)에 따르면 장애인 유권자를 위해 장애 유형별로 접근권과 이동권 등을 고려해서 설치해야 하는 투표소가 미비한 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정문에서부터 투표소 주출입구까지 가는 곳이 급경사이거나 통로 바닥이 울퉁불퉁해 도움 없이 갈 수 없는 곳이 5군데로 나타났다. 투표소 정문까지 가는 데도 보도블럭 상태가 좋지 않고 턱이 있어 장애인 유권자가 접근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곳이 6군데나 있었다.

부평2동 제5투표소(부평삼능교회)의 경우 후문으로만 다닐 수 있도록 했고, 부평3동 제2투표소(신촌성결교회)의 경우 턱이 있어서 돌아서 진입해야 한다.

또 부평3동 제3투표소의 경우 급경사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고, 부평3동 제4투표소(경인감리교회)와 갈산2동 제3투표소(부평공업고등학교)는 투표소까지 계단이 있어서 휠체어 장애인이 투표를 하러갈 경우 들어 올려져야 한다. 갈산1동 제4투표소(한국아파트 경로당)는 아예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절반 이상 장애인 화장실 없어유도블럭·점자 안내판 전무


장애인 화장실의 상태를 보면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신축 건물이나 공공 건물 등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있지만 나머지 17군데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없거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밖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럭은 몇 개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점자 안내판은 한 곳도 없어 시각장애인이 투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특히 점자 유도블럭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의 경우 계단에서 떨어지는 등의 위험요소가 존재했다.

이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금이라도 장애인 및 노약자들이 편리하게 투표권을 행사할수 있도록 투표소의 편의시설을 점검, 시설을 갖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경현 대표는 “부평구 등록 장애인이 2만명에 달한다”며 “선관위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이벤트 홍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투표 여건을 마련해 주는 일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 도우미 배치보다 스스로 투표할 수 있게 해야


한편 부평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582개 투표소 가운데 장애인 편의시설과 투표 도우미를 동시에 배치한 투표소 수는 396개, 투표 도우미만 배치한 투표소는 182개소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는 도우미를 배치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면서 투표소에 접근해야 하는 것은 장애인의 주체성을 짓밟는 처사라고 밝히고, 앞으로는 장애인들이 스스로 투표할 수 있도록 장애 유형별로 당사자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장애인지적 관점으로 투표소를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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