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인천지부, 기말고사 방학 전후 분리 실시 학생 의견조사 발표

“방학마저 시험기간이 돼서 미치겠습니다. 공부 안하는 애들은 어차피 안 해요. 잘하는 애들은 더 스트레스 받고, 성적 떨어져요. 절대 반대합니다” “매우 불쾌합니다. 방학은 원래 여러 가지 과목을 예습하거나 조금 쉬면서 다음 학기나 학년 공부를 해야합니다” “공부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원래 방학 중에도 스스로 공부했는데, 기말고사를 위한 공부를 하게 됐고, 스트레스가 늘었습니다” “오히려 스트레스 받고, 중간고사에 비해 성적이 전체적으로 떨어졌어요.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지부장 임병조)가 기말고사를 방학 전후로 나눠 분리 실시한 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학생 대다수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초 방학에도 학생들의 학습 습관을 유지하겠다며 기말고사 과목 가운데 수학·영어 등 일부를 방학 후에 치르도록 추진했다. 이에 ‘학생들이 쉬어야할 방학마저 빼앗는다’는 비난이 쏟아졌으나, 시교육청은 이를 강행했다.

지난 여름방학 후 기말고사를 분리 실시한 학교들을 확인한 결과, 기말고사 성적이 크게 하락하거나 학생·학부모·교사 설문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나자 기말고사 분리 실시를 취소한 학교도 생겼다.(관련기사 2012.10.23.)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정책을 강요한 적이 없고 학교에 제안했을 뿐이며,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겨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것이기에 시교육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1학기 기말고사를 여름방학 전후로 분리 실시한 중·고등학교 23곳 가운데 중학교 6곳과 고등학교 3곳의 학생 602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해 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향후 기말고사를 겨울방학 전후에 분리 실시하는 것에 대한 의견’에 551명(91.5%)이 반대한다, 32명(5.3%)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여름방학 전후 분리 실시가 학업 스트레스에 준 영향’에 대해서는 346명(57.8%)이 ‘학업 스트레스를 매우 가중시켰다’, 227명(37.7%)이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고 답했다.

‘방학 중 학습 습관 유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공부를 더 안 하게 됐다’는 응답이 53.5%, ‘변화가 없었다’가 22.4%를 차지했다. ‘기말고사 준비 시간과 학력 향상에 미친 영향’에 대한 물음에는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져 준비가 소홀해지고, 학력이 떨어졌다’는 의견이 63.9%, ‘기말고사 준비 시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고, 학력에도 변화가 없었다’가 22.4%였다.

‘기말고사 진도 종료 후 수업 안 하고 자습하기 등, 수업 공백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한 물음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의견이 82.9%, ‘저소득층 학생들이 공부할 기회를 확대해, 학력 격차를 줄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4%에 그쳤다.

‘기말고사 분리 실시 후 사교육 증감’에 대한 질문에는 51.5%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으며, 42.2%는 오히려‘사교육이 늘었다’고 답했다. ‘기말고사 분리 실시 여부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됐는가’라는 물음에는 ‘학생, 학부모 모두 조사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0.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40.4%였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학생들에게 학업 스트레스만 가중하는 정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그 어떤 정책보다 높았음에도 시교육청은 학교의 자율적 결정이라는 포장으로 숨기면서 정책을 강행했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입시경쟁과 차별교육을 강화하는 교육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학력증진담당팀 장학사는 “시교육청은 정책을 제안만 했을 뿐이고 학교의 자율에 맡겨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로 통과된 것으로 교육청이 강요한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방학 전후 기말고사 분리 실시는 교사·학생·학부모의 의견 설문조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기에 설문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 이미 학교 내부에 반대 의견이 높아 겨울방학에는 실시하지 않기로 한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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