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52) 혈액순환 장애⑥

▲ 발기 전 음경과 발기된 음경. 성적 흥분을 받으면 음경 안에 있는 작은 동맥(음경 소동맥)이 확장돼 음경으로 더 많은 혈류가 공급된다. 그 결과 스펀지와 같은 해면체에 피가 꽉 차서 팽창하면 음경이 발기되는 것이다. 즉 발기는 음경에 있는 해면체로의 일시적인 피 쏠림 현상이고, 발기가 잘된다는 것은 음경 소동맥이 잘 확장된다는 것이다. 동맥경화증 등에 의해서 혈관이 손상되면 확장 능력이 감소해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발기부전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아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심리적인 요인 없이 발생하는 발기부전은 음경의 혈액순환 장애가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는 성적으로 흥분될 때 성기로 가는 혈관이 확장돼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피가 스펀지와 같은 해면체로 구성된 음경에 모여 음경이 팽창하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 노화에 따른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므로 이에 따른 발기부전은 피할 수 없는 노화 현상인지도 모른다.

중풍도 나이를 먹으면서 피할 수 없는 뇌의 혈액순환 장애이나, 젊은 나이에 오는 중풍은 단순 노화현상이 아닌 성인병의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발기부전이 나이에 비해 빨리 오는 경우에는 성인병의 합병증일 가능성이 있다.

발기부전은 음경 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흥분하지 않았을 때 음경 소동맥의 직경은 약 0.5mm이다. 성적 흥분을 받으면 혈관이 확장돼 단면적이 두 배로 커진다.

동맥경화증 초기 증상은 혈관 확장 능력이 떨어지는 것. 동맥경화증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음경 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있으면 바로 발기부전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은 몸에 동맥경화증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음경 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한 사람은 몸 안 다른 혈관의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증상이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심장ㆍ뇌ㆍ신장에 동맥경화증에 의한 합병증인 협심증ㆍ심근경색증ㆍ뇌졸중ㆍ신부전이 올 수 있다는 위험이 높음을 미리 알리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 미국의 남성 노화 보고서에 의하면 심한 발기부전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10년 내에 허혈성 심장병이 걸릴 확률이 65%, 뇌졸중이 걸릴 확률은 47% 높다고 한다.

발기부전을 정력 감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의학적으로는 적절치 않다. 발기부전은 심근경색증ㆍ중풍과 같이 성인병에 의한 합병증의 하나이다.

진료실에서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한 환자로부터 “약물 복용 후 발기가 잘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종종 듣는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주위의 친구로부터 듣고 치료받기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 치료를 받으면 정력이 떨어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떨어질 수도 있다”이다. 많은 고혈압 약물은 발기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이뇨제나 베타 차단제 계통의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 약물 치료로 인해 높았던 혈압이 정상으로 떨어지면, 성적 흥분 시에 음경으로 가는 피의 일시적인 쏠림 현상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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