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양 인하대학교 다문화융합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이춘양 인하대학교 다문화융합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이춘양 인하대학교 다문화융합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인천투데이|급속도로 증가하는 이주민들의 한국 생활 적응과 사회 통합을 위해 시작한 다문화 교육이 등장한 지 20년이 지났다. 교육의 대상자가 이주민 집단에 집중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다문화와 이주민에 대한 배제와 차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2년 2월에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52.27점으로 청소년보다 19.12점 낮게 나타났다. 2012년에 시작해 3년 주기로 진행하는 이 조사를 보면,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은 2015년에 처음으로 높아진 이후 다시 낮아지고 있다.

다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현장에서나 실생활에서나 이주민 포용과 연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주민 차별이나 무시와 혐오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일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 이주여성 몇명을 만나 그들의 한국 생활 적응 과정에서 차별 경험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노동 현장에서, 직업 교육을 받아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취직 활동했을 때 외국인 **인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종종 당한다고 한다.

“같이 일할 때” “무시당하고” “일을 많이 시키거나” “강도 있는 일을 더 시키고 휴무도 갈취한 적 있다” “욕설” 등의 경험을 겪었으며 본인의 이름을 숨겨 “한국 이름으로 바꿔” 일해야 한 자도 있다.

사회생활할 때의 차별 경험은 “다문화라고 만나고 있을 때는 괜찮지만, 나중에 뒷말은 좋지 않을 때”가 있으며, “나라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불평등을 경험하고 따돌림을 당했다” “소외를 당하고” “평소에 말하다가 지나가면 **여자라고 속닥속닥하는” “주위 시선” 그리고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돈 벌어서 본국에 돈을 빼돌린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다.

출신 나라로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며 “지금도 받고 있다”고 한다. “일자리 찾을 때” 뿐만이 아닌, “회사에서 다른 회사원들이 대하는 태도가 한국 사람과 다르며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직장’ 외에 ‘학교’ ‘병원’ ‘자치회관’ ‘식당’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출신 나라로 차별 경험을 경험하고 있다. 러시아 출신 이주여성은 “요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차별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순수 외국인 출신 이주여성이라는 이유로도 ‘하대’를 받았으며 ‘소외감’을 느꼈다. 한국인이 아니어서 먼저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었다”며, “욕설을 듣거나 서비스를 못 받을 때”도 있다. “사기를 당해서 경찰서 갔을 때 외국인이라서 별로 도와주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한부모 이주여성들은 “한부모가 되면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는다고 일반 가정의 사람들로부터 돈 빼먹는 한부모” “성격이 나빠서 남편 옆에 못 산다” 같은 말도 자주 듣곤 했다. “불쌍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시선” “아이 친구 엄마로부터 아이를 잘 캐어 못 하고 방치한다고 자기 아이와 못 놀게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한국인 모임이나 친구들 모임에 가면 소외되는 것”뿐만 아니라 “주민센터로 서비스를 신청하러 갔을 때 친절하게 해주지 않았다” “가족 행사에 온전한 가족이 아니므로 행사에 해당 안 된다”라는 등의 차별 경험도 있었다.

“외국인 한부모 때문에 못 할 것”이 많고, “일자리를 찾을 때”나 “일을 할 때” “불쌍하게 보는 분이 있어서” 불편할 때가 있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한테 차별” 받지 않기 위해 “이혼 사실을 밝히지 말라고” 권고를 들었으며, 본인도 “한부모라고 얘기를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어린이집과 학교” “친구 사이, 학부모 사이의 편견”으로 “이웃집들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국적 취득과 고용에서”의 차별 경험과 더불어 한국어를 못해도 “다문화가정들이 지원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내국인 한부모 가정분들에게서 들었을 때” “상처 많이 받았으며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한다. 보이고 보이지 않은 제도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 활동 분야는 정규직이 아닌 시간제로만 일할 수 있다는 제한”이 많다고 한다.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한민국은 더욱 평등한 다문화사회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이와 같은 차별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먼저 모든 사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다문화 교육과 교양 교육의 확대로 다문화 수용성을 제고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공·사적 기관 실무자와 공무원 대상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인성 교육으로 타문화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자아존중감 강화 교육이 필요하며 차별 대응 교육도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차별 경험을 경험하게 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보다 지혜롭고 긍정적인 대처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차별 없는 사회적 분위기와 편견 없는 노동시장을 조성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과 고용주 중심의 다문화 수용성 교육을 실시하고, 공·사적 기관에서 이주여성 채용과 일자리 창출로 한국사회와 노동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주변에 수시로 접할 수 있는 미디어를 활용해 이주민들의 경제·사회·지역활동 등의 사회적 기여를 인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전환하기 위한 홍보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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