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텃밭 사업비 500만원 집행내역과 교장 출석 요구
상세 회계정산 이미 마쳐... 교육청에 요구하면 될 일
4시간 늦게 열린 행감... 교장들 사전예고 없이 기다려
학교 마감 후 무리한 자료제출 요구... “기강잡기인가”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민수(국민의힘, 남동5) 의원이 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 학교 교장들까지 출석시켰다. 교육청 감사를 받는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과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열린 인천시교육청 전 기관 대상 행정사무감사에는 이례적으로 동암중학교·연송고등학교·가좌여자중학교 교장 3명이 출석했다.

시교육청으로부터 매년 500~700만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아 학교텃밭 사업을 진행하는 학교 125개 중 일부가 정산 내역을 상세하게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한민수 인천시의원.(사진제공 인천시의회)
한민수 인천시의원.(사진제공 인천시의회)

이날 한민수 의원은 김우일 연송고 교장을 상대로 “다른 학교들에 비해 지난해 학교텃밭 사업 정산서 내역이 부실하다. 날짜별로 상세하게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김우일 교장은 “지난해 정산 내역은 이미 교육청을 상대로 정산을 마쳤다. 집행 결과만 제출하면 된다고 판단했다”며 “그에 맞춰 추가로 요청한 세부내역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민수 의원은 조선미 마을교육지원단장을 상대로도 “학교마다 50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차등 지급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조 단장은 “지난해 처음 진행한 사업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 내년에는 지적한 부분을 반영하겠다”고 답했고, 학교텃밭 관련 사업 질의는 끝났다.

이를 두고 교사들 사이에선 학교 교장까지 굳이 부를 사안이었냐는 불만이 나온다. 일선 학교 기강잡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선 학교의 세부 경비 사용내역은 영수증 첨부까지 포함해 회계프로그램 ‘K-에듀파인’을 활용해 정산한다. 시교육청 주무부서에 요청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지난 21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진행한 인천시교육청 전 기관 대상 행정사무감사.(사진제공 인천시의회)
지난 21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진행한 인천시교육청 전 기관 대상 행정사무감사.(사진제공 인천시의회)

의원 긴급총회로 오전 10시 예정 행감 오후 2시 개최

또한 이날 교육위 행감은 당초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후 2시에 시작했다. 지난 18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감 피감기관인 인천교통공사 행감에서 발생한 몸싸움 사태로 전체 시의원 대상 긴급 의원총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출석하기 위해 도착한 교장들은 4시간을 기다린 셈이다. 교장들은 이를 미리 알지 못했고, 사과도 받지 못했다.

또한 한민수 의원은 행감 막바지인 오후 5시 30분경에 각 학교를 대상으로 추가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업무 마감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라 대부분 퇴근해 자료를 당장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 의원은 “행감 기간에 퇴근해서 자료를 못 준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하며 휴회를 요청했다. 결국, 다음날 자료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이날 행감은 끝났다.

이를 두고 인천의 한 교사는 “학교는 교육청의 감사를 직접 받는다. 예산 500만원에 대한 세부내역 때문에 일선 교장이 시의회 행감까지 출석할 사안이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존재감을 돋보이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행정력 낭비라고 생각된다. 공식 항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민수 의원은 “2장짜리 문서로 상세히 정산서 내역을 제출한 학교도 있다. 달랑 2~3줄로 제출한 학교가 7~8곳 있어서 비교가 되다보니 대표적으로 몇몇 학교 교장들을 불렀다”며 “학교텃밭 사업은 125개교에 500만원을 지원해 꽤나 큰 예산이 투입된다. 상세한 집행 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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