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정당 각기 다른 반응 보여


5·31 지방선거와 관련 열린우리당 부평구청장 후보에 노재철(70) 전 대한노인회 부평구지회장이 선출됐다. 이로써 각 정당은 구청장 후보자를 모두 확정,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게 됐다.

15일 치러진 우리당 당내 경선에서 노 후보는 37%의 득표율을 얻어 김성복, 차준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 후보선출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노재철 후보              ⓒ한만송


개표 전까지만해도 우리당 측 관계자들은 김 후보와 차 후보간의 치열한 접점을 예상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기간당원 득표율에서 차 후보에게 뒤진 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였다.

우리당은 이번에 기간당원 30%, 일반당원 20%의 투표참여와 여론조사 50% 합산으로 구청장 후보를 선출했다.

노 후보는 구청장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뒤, “많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선과 동시에 차기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 왔다. 나에게 다음 선거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구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우리당 내부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타 정당들은 각기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선거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부 상반된 반응

구청장 후보로 노재철씨가 선출된 것에 대해 우리당 한 관계자는 “박윤배, 한상욱 후보만 좋은 일 시켰다”며 내심 결과를 반기지 않았다. 노 후보가 연령과 경력 등에서 한나라당 현역 구청장에 맞설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에서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노 후보 당선으로 노인층 흡수와 최근 한나라당의 ‘공천장사’ 등 부패로 인한 반사이익이 결합된다면 좋은 결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경선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타 정당은 이번 경선결과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노인층 이탈’ 우려

한나라당 박윤배 후보 측은 우선 노 후보가 위협적인 상대는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노 후보의 출마로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이 포진한 노인층의 표 이탈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는 노 후보가 만 70세라는 고령과 함께 부평구 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상당한 인지도와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민주당, 호남 지지층 결집 계기

민주당은 노 후보의 선출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곽영기 구청장 후보 측 관계자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보다 확고히 결집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이는 노 후보가 호남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호남 출신인 곽영기 후보에게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훨씬 유리한 조건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민주노동당, ‘개혁·진보 이미지 부각’ 호기

민주노동당 역시 노 후보의 선출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민주노동당 한상욱 후보 측 관계자는 “본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부패한 지방정부를 심판하고, 부평구 발전을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밝힌 뒤, “한상욱 후보가 갖고 있는 개혁적이며, 진보적인 이미지가 노 후보의 선출로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심 반기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현 박윤배 구청장 보좌관이 당비대납 사건과 연계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한나라당이 공천비리로 ‘부패정당’의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역시 개혁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고령의 노 후보가 선출돼 상대적으로 한 후보의 개혁·진보적 이미지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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