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재한 조선족의 상징과 상호이해
조선족 기업가 30인으로 한중관계 바라봐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이진영 소장,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한중수교(1992년)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16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박우 한성대 교수,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위원, 곽재식 (사)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장,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편집국장이 참여해 한중관계 속 중국동포의 삶을 다양한 측면으로 살펴봤다.

학술대회는 세션 5개로 구성됐다. ▲재한 조선족 사회의 형성과 변화 ▲국내 거주 조선족의 정치 참여와 세대와 단체 생활 ▲법과 제도, 경제 ▲재한조선족과 한국사회의 상호 이해 ▲종합토론: 한중 관계와 조선족이다. <인천투데이>는 4회에 걸쳐 학술대회를 지면으로 연재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다.<편집자 주>

16일 한중수교 30년기념 학술대회가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제공 인하대)
16일 한중수교 30년기념 학술대회가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제공 인하대)

세션 4 재한조선족과 한국 사회 상호 이해

세션 4는 법무법인 덕수 조영관 변호사가 미디어 속 재한 조선족 상징과 상호이해를 영화 ‘청년경찰’ 소송 과정 중심으로 발제했다.

‘청년경찰’ 소송은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 거주 재한 조선족 66명이 영화가 재한 조선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객관적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했다는 이유로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지난 2017년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말한다.

조 변호사는 해당 소송을 진행했던 담당 변호사로 조선족 범죄자가 미디어에 등장한 것이 ‘청년경찰’이 처음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년경찰’은 다른 영화와 다르게 실제로 한국에서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여성납치와 불법난자채취’라는 반인류적 범죄를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실제 일어난 것처럼 의도적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작사를 상대로 영화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이미 사회적 낙인이 찍힌 조선족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풀고, 재산 조선족을 혐오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소송을 제기했었다고 밝혔다.

해당 민사 소송 결과, 1심 판결에서 법원은 피고(제작사)가 영화를 제작·상영한 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재한 조선족)의 상고로 이어진 2심 판결에서는 법원은 영화 일부 내용에 조선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허구의 사실이 포함돼 원고가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조 변호사는 “해당 소송은 승패보다는 공적 기록을 남기기 위한 소송이었다”며 “차별의 내용을 한국 공공기관 문서에 기록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소송이 국내 법리를 넘어 국제인권규범을 근거로 한 위법성 주장이었다”며 “해당 소송과 판결이 앞으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사례를 판결할 때 국내법의 공백을 국제인권규범으로 보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당 판결은 재한 조선족 부정적 묘사에 사과를 명하는 법원의 첫 판단”이라며 “재한 조선족의 부정적 묘사을 당연하게 받아드리던 한국사회에도 미디어의 부정적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재한 조선족 기업가 30인 '무지개를 수놓은 사람들'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는 중국 조선족기업가 30인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 ‘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을 토대로 발제했다. 조선족기업가 30인을 취재한 실록으로 한중관계 사례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중 김연숙 베이징금평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한국의류 수입으로 명브랜드를 창출한 랑시그룹의 신동일 회장 등 조선족기업가 14인의 사례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에 소개된 30인 중 김의진, 박걸, 오상교 등은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권순기는 대한민국 훈장인 동백장을 수상했다”며 “조선족 기업가를 사례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족 공동체가 한국사회에 내세울 자랑거리가 별로 없어 늘 불편한 고민 속에 살아왔다”며 “‘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 한국 출간 진행을 맡으면서 조선족 사회도 한국사회에 내세울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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