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사 낮은 급여와 과도한 업무량 기피

보건소 근무경력 인정도 미흡


일반 서민들을 위한 의료복지행정의 중심인 보건소 근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양의(洋醫)와 한의(韓醫)의 양극화가 뚜렷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의사와 치과의사에게는 보건소 근무가 능력을 발휘하고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 의사들에게는 진료업무가 많은 등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급여가 기대치 이하라는 이유로 기피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지역 10개 보건소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보건소에 근무하는 계약직 의사는 양·한방·치과의를 합쳐 모두 28명이다. 이 중 20~40대는 20명이고, 나머지 8명은 60~70대의 노년층이다.
특징적인 것은 거의 모든 한의사와 치과의사들이 20대~40대인 것에 비해 양의사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상당수란 점이다.
한의사가 대학 6년 과정을 마치면 개원이 가능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젊은 의사들에게 고정수입은 물론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는 보건소가 최고의 직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건소 한방의인 박아무개씨는 “재정적 능력이 있어 개원하는 동료들에 비해 급여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지만 개원에 따른 정신적·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치과 과목이 개설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치과의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일반 양의들에게 보건소 진료의사는 ‘매력 없는 한직’으로 취급되고 있다.
얼마 전 부평구 보건소 의사(양의) 공개채용 지원자 중 대부분은 6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역 타구의 한 보건소는 2명의 양의 진료의사 중 1명이 공석인 채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보건소의 유일한 진료의사도 66세다.
노년층 양의들이 보건소를 선호하는 것은 노후에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는 것 외에도 풍부한 임상경험을 서민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봉사심리도 어느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젊은 양의사들은 낮은 급여와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보건소 근무를 꺼리고 있다. 부평구의 예진 의사 채용공고에 따르면 계약 첫 해 연봉은 6천400여만원 수준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004년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따르면 소득 하위 10%의 진료비 연평균 수입은 6천48만원이다. 보건소 의사의 연봉이 하위 10%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게다가 보건소 업무량은 일반 병원의 3배에 달할 정도로 과중하다. 민간 병원의 1일 진료 환자수는 25~30명 수준이지만 보건소는 하루 평균 80명, 많을 땐 100명 이상을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건소 근무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젊은 양의사들의 보건소 기피 이유 중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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