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100여년 전 에네켄 기계 전시관 개막식 개최
올해 멕시코 수교 60주년... 인천-메리다시 우호 15주년
인천시의회 의장과 멕시코 대사 참석... 양국 교류의 장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한국이민사박물관이 100여년 전 멕시코로 이민을 떠난 선조들이 사용한 에네켄 가공기계를 전시한다.

시 오는 20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월미도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에네켄 기계 전시관 개막식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 전시된 에네켄 기계.(사진제공 인천시)
한국이민사박물관에 전시된 에네켄 기계.(사진제공 인천시)

에네켄은 선인장과 비슷한 식물 중 하나로 기계를 사용해 섬유질을 추출할 수 있다. 추출된 섬유는 선박의 로프 등을 만드는데 쓰였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는 에네켄 농장과 산업이 성행했다. 여기에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당시 한인들은 멕시코로 떠났고, 이것이 한인 최초의 멕시코 이민이다.

1905년 4월, 한인 1000여명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광고에 현혹돼 제물포에서 영국 상선 일포드호를 타고 40일이 넘는 항해 끝에 멕시코 메리다 지역에 도착했다.

이들은 에네켄 농장 20여곳에 배치돼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돈을 모아 조국의 독립운동 자금을 보태며 고국에 공헌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은 한인 이민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당시 이민자의 삶을 상징하는 에네켄 기계를 지난 2006년 멕시코 현지에서 수집했다. 이후 조사와 보존처리, 전시관 건축 공사를 끝내고 오는 20일 개막식을 개최한다.

개막식에는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과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등의 인사가 참석해 전시관 개막을 축하한다. 이번 전시는 1905년 이민으로 시작된 양국의 교류를 더욱 돈독하게 할 예정이다.

유동현 인천시 시립박물관장은 “에네켄 기계는 멕시코 이민생활을 견딘 선조들의 삶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를 거친 만큼, 많은 시민이 오셔서 한인 이민의 다양한 역사를 살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과 멕시코 국교 수립 60주년이 되는 해이며, 인천시와 멕시코 메리다시가 자매도시를 체결한지 15년 되는 해다. 작은 전시관이지만 이로써 양국의 우호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타 개막식과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이민사박물관(032-440-4706)으로 문의하면 된다.

멕시코 대사관에 보낸 한국이민사박물관 에네켄 기계 전시관 개막식 초청장.(사진제공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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