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42) - 운동⑥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의 운동법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은 분비되는 인슐린 양이 부족해 음식 섭취 후 근육과 간으로 당이 흡수되지 않아 혈당이 올라가고, 당이 글리코겐으로 저장되지 않는 질환이다.

따라서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는 당 공급원인 글리코겐이 부족하므로,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에너지 소모가 늘어난 결과로 발생한 ‘당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당 공급’ 부족 상태가 발생해 저혈당에 빠지게 된다. 정상인에서 운동 시 인슐린 분비는 자동적으로 줄어드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에서는 운동 시에도 인슐린 농도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저혈당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인슐린 투여량이나 당 조절 정도, 자율신경병증 여부, 열량 섭취량 등에 따라 당 대사는 매우 다양한 상태로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혈당 조절이 적절하게 되고 있는 환자는 30~45분 정도의 중등도 이상 운동은 큰 문제없이 해낼 수 있다. 그러나 혈당 조절이 안 되던 환자에서는 간과 근육에서 글리코겐 형태의 당 저장이 저하돼 있는 경우가 흔하므로 운동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저혈당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자의 경우는 운동 시 혈당을 상승시키는 호르몬들이 많이 분비되므로 운동 직후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나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운동을 하는 경우 오히려 혈당이 상승할 수 있으며, 지방산이 많이 유리돼 당뇨병성 케톤산증에 빠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250mg/dL 이상이면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만이 혈당 조절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인슐린 요구량을 줄이고, 나아가 당뇨병 합병증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사지 혈관순환 장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 환자의 운동법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와 비교해 식이 요법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운동에 따른 저혈당 발생이 드물다. 운동은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보다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며 비만을 감소시켜 혈당 조절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환자들은 운동을 하는 만큼 혈당이 떨어지는데,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와는 달리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글리코겐 부족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 직후 나타나는 고혈당이나 저혈당으로 문제되는 경우는 없다. 식사 요법만 하고 있는 환자는 정상인과 같은 방법으로 운동해도 문제가 없다.

다만 경구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포도당 공급 없이 장시간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하면 ‘당 공급’ 부족 상태를 초래,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 전과 운동 도중 그리고 운동 후 혈당을 측정해 운동량이나 종류에 따라 혈당 변동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안전하다. 운동 시작 시 혈당이 100mg/dL 이하이면 약간의 빵이나 과자를 먹는 것이 안전하고, 장시간 운동을 하는 경우 매 30분 15~30g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걷기ㆍ체조ㆍ등산ㆍ수영ㆍ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다. 식후 30분에 시작해 30분~1시간씩 하는 운동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걷기와 같이 약한 강도의 운동이 좋다. 일주일에 3~4일 반복한다. 처음에는 10분 정도로 시작하고 일주일에 5분씩 늘려 한 달 후에는 1회 20~25분 정도 운동하도록 한다.

운동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고지질혈증 개선에도 도움이 되며, 고혈압 호전ㆍ체중 감소ㆍ근육량 증대를 통해 체력 향상을 가져온다. 정신적으로는 피로감이 줄고 성취감을 느끼게 돼 삶의 질을 높인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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