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간 두 차례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서 열려
“시대를 사유하고 소외된 이를 노래한 은둔 가객”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시대의 상처와 그늘을 외면하지 않고 아파한다.” - 박남준 시인

“그의 노래는 길을 걷든, 책을 읽든, 밥을 먹든, 언제나 나를 멈추게 만들었다.” - 천명관 소설가 영화감독

서정성 강한 시적 언어로 시대를 노래한 은둔 가객, 정태춘과 박은옥이 인천에서 단독콘서트를 연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0일 오후 4시와 21일 오후 3시 두 차례 대공연장에서 정태춘과 박은옥의 단독 콘서트 ‘아치의 노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개봉하면서 두 가수의 음악세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정태춘은 ‘도두리’라는 경기도 평택의 한 마을에서 상경해 1978년 발표한 1집 앨범 ‘시인의 마을’은 MBC 10대 가수상 신인상을 받으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후 발표한 2집과 3집 앨범은 상업적 성공에는 실패했지만 독보적 음색의 보컬리스트 박은옥을 만나 인생의 동반자이자 음악적 동지가 됐다. 1984년 박은옥과 함께 발표한 4집 앨범 ‘떠나가는 배’로 다시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다.

1990년대에는 정태춘 단독으로 비합법 앨범 7집 ‘아, 대한민국...’을 발표했다. 이어 1993년 발표한 정태춘‧박은옥의 8집 앨범 ‘92년 장마, 종로에서’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제공한다.

‘가요 사전심의제도’를 철폐한 것이다. 비합법으로 유통‧판매하며 사전심의에 정면으로 저항했던 결과, 1996년 드디어 ‘검열제 위헌’ 판결을 받고 관련법이 개정됐다. 6년에 걸쳐 권력에 맞선 힘겨운 저항에는 당시 노무현‧천정배 변호사가 함께 했다.

2012년 정태춘‧박은옥의 11집 앨범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는 10년여의 침묵을 깨고 탄생했다. 더 이상의 앨범 제작은 없다고 고집한 정태춘을 박은옥이 설득하며 나올 수 있었다.

10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발표된 곡들은 여전히 높은 음악적 평가를 받았다. 기존의 곡들이 한국적 정서에 기반 한 것들이라면 새로운 앨범에서는 제3세계의 음악까지 담았다.

이번 단독콘서트는 깊은 울림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정태춘과 박은옥의 라이브와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의 주요 영상 클립이 오버랩(overlap)되면서 몰입을 배가시킬 예정이다.

지난 40여년 동안 희망과 절망을 담아 만든 그들의 노래를 관객과 함께 나눈다. 시대를 사유하고 언제나 세상의 소외된 주변부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그들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콘서트는 만 7세 이상은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R석은 11만원, S석은 9만9000원, A석은 7만7000원이다. 예매는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나 엔티켓에서 가능하다. 문의‧032-420-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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