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의회 민주당 정예지 의원

책 ‘청년 창업’을 보면 실리콘밸리로 유명한 미국이나 스위스·독일·이스라엘·핀란드 같은 기술 선진국은 이미 사회, 문화적으로 창업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실히 뿌리 내렸음을 알 수 있다.

부평구의회 정예지(비례) 의원
부평구의회 정예지(비례) 의원

이들 선진국에선 좋은 학교 나온 재능 있는 학생이 유명 기업에 취직하기보다는 창업으로 자기 회사를 만들어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게 너무 당연하다.

반면 한국의 청년 계층이 창업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창업에 대한 대학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연구지원과 정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청년정책 수립과 조정, 청년 지원의 근간이 되는 청년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청년의 범위를 확립하고 일자리를 넘어 주거와 금융, 문화 활동으로 청년 지원 정책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년기본법 1조·2조·4조·8조·11조·18조 등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 고용과 직업훈련 등에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창업지원센터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청년의 고용·주거·교육·문화 실태를 조사해 공표해야 한다.

그렇다면 법에 따라 지자체는 청년 고용에 관한 공정한 기회 보장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을까. 일자리와 청년 창업에 대한 제대로 된 설문조사를 하는 등 실태 파악이라도 하고 있을까.

제9대 부평구의회 의원으로 들어와 부평구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동안 누구보다 청년정책과 제도 개선에 공을 들였기에 ‘청년창업지원센터’ 건립에 대해 정책질의를 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돌아온 대답은 ‘어렵다’ ‘검토하겠다’ 등이다. 이미 법으로 권장하고 인천시에 청년창업지원조례가 제정됐음에도 원론적인 답변에 머무는 걸까. 적극 행정이 아쉽다.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 설문 결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3.7%는 ‘청년실업 등 일자리 문제’라고 답했다.

인천연구원이 2019년 발간한 보고서 ‘인천시 청년 노동시장 지표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제언’을 보면 인천의 청년층 실업률은 8~10% 수준이다.

인천시 청년정책 기본계획(2020-2024)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는 청년 고용과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처럼 부평구에 청년창업지원센터가 필요한 이유는 차고 넘친다.

이미 타 지역 청년창업지원센터는 창업멤버십 운영, 선배 창업자 전문가 특강, 창업 노하우 공유 등 다양한 창업 모델을 제시하고 공유함으로써 청년 창업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서도 청년 창업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지난해 청년 창업은 51만1387건으로 전년 대비 2만875건(4.3%) 증가했다.

특히 만 30세 미만 청년들이 창업한 기업은 2016년 11만6815개에서 2021년 18만3956개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20대 창업이 5년 만에 60% 급증한 것으로 청년 창업이 활발해졌음을 반증한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 일자리 업체가 국내 성인남녀 2929명을 대상으로 창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 60%가 ‘그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3년 전 조사 대비 약 21% 증가한 기록이다.

창업 업종도 다양하다. 일례로 음식점·주점 등 외식업이 20.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몰, 해외직구 등 유통업, 유명 프랜차이즈 점포, 키오스크 무인점포, 마케팅, 노무, 법률 등 지식 서비스업, IT앱, 웹 서비스 개발업, 액세서리 공방 등 제조업, 영상 제작 등 콘텐츠 사업 등이라고 답했다.

위 사례와 같이 청년 창업이 증가한 이유는 정치권에서 정책적인 배려가 향상됐기 때문이다. 청년 정치인의 의회 진출로 정부와 지자체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즉, 국내 여러 지자체가 조례에 근거해 설치한 청년창업지원센터의 역할로 창업 열기가 확산하고 있으며 정부의 창업 자금지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청년의 미래가 곧 한 지역의 미래이고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고 당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구축할 수 있게 청년에게 창업의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자체는 청년 창업에 다양한 정책적 배려를 확장해야 한다. 단순하게 시혜적인 혜택에 머물 게 아니라 창업 인큐베이팅으로 청년이 창업한 기업을 지역의 우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아무쪼록 부평구가 청년창업지원센터를 하루빨리 설립해 청년 사장이 그리는 밝은 미래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나아가 우리 지역의 빛나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모습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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