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41) - 운동⑤

당뇨병 환자는 일반적인 운동의 이점 외에 혈당 조절의 한 수단으로서 운동을 이용할 수 있다.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시켜 식사 요법 효과를 항진시키고, 혈당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며, 인슐린 효능을 높여 인슐린 필요량을 줄일 수 있다. 근육량 증가에 따른 기초대사량 증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며, 장기적으로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고, 당뇨병 합병증으로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므로 당뇨병 환자는 운동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장기간 당뇨병을 앓은 환자에게는 위험성도 있다. 당뇨병성 합병증에 기인해 만성적인 혈관 질환이나 신경계 이상 또는 골격계 이상이 동반된 경우이다. 이 경우 협심증, 부정맥, 갑작스런 심장마비의 위험이 있다. 증식성 망막증이 있는 경우 과격한 운동은 혈압을 변화시켜서 이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자율신경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운동 능력에 한계가 있으며, 통증을 수반하지 않는 심근경색증이나 족부궤양 또는 운동 시 심한 고혈압이 발생하고 운동 후에는 저혈압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성 신장병에 기인해 단백뇨가 있을 경우 단백뇨가 악화된다.

운동 시에는 신발 크기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운동화는 발이 편하고 잘 맞는 것으로 골라야한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족부궤양이 생길 우려가 크며,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운동에 따른 당 대사 변환
= 운동을 하면 근육이 에너지원으로 당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근육세포 표면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수가 증가해 인슐린 효과가 증대되는 동시에, 당을 직접 세포 내로 유입시키는 ‘당 수송체’ 수가 늘어 혈액 속 당이 세포 내로 원활하게 유입돼 혈당이 떨어진다. 이러한 혈당 강하 효과는 운동 후 약 24시간 지속된다.

음식물 섭취로 혈액 속의 당, 즉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의 작용으로 근육과 간으로 당이 흡수돼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반대로 공복 상태이거나 운동 등에 의해 당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글리코겐이 분해돼 당을 만들어 이를 혈액으로 공급해 혈당을 높이거나 근육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게 된다.

안정 상태에서 근육은 당보다는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나, 운동 강도가 증가할수록 지방산보다는 당을 사용하는 비율이 늘어난다.

처음에는 글리코겐이 당으로 전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운동 시간이 길어져 근육 내 글리코겐이 모두 소모되면, 간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이 혈당으로 전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근육과 간에 저장돼있는 글리코겐의 양은 많지 않고 뇌와 같은 장기는 에너지원으로 당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이 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운동 시간이 길어지면 근육이 체내에 무제한으로 저장돼있는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게 돼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

혈당 조절에 좋은 운동은?
=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운동은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한다. 첫째, 당을 소모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너무 힘을 쓰는 운동은 쉽게 지치게 되므로 오랜 시간 동안 하기가 어렵다. 무슨 운동이든 30분 이상 할 수 있어야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건강 상태와 취미를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유산소 운동을 선택하고 이를 생활화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걷기, 걸어서 계단 오르기도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우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

둘째, 근육 전체를 사용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을 키우면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진다. 특정한 근육만 키우는 운동을 하면 상대적으로 다른 근육의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진다.

셋째,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으로 인해 신체 섬유조직이 변화돼 유연성이 떨어지며 근육도 약화되고, 근육량도 줄어들어 있는 상태이다. 혈당을 조절하려면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근육량이 늘면 그만큼 에너지 요구량이 늘어 인슐린 분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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