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에 이어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인천의료원에 입원했다. 모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다.

세계를 휩쓰는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에 유입되는 경로는 인천공항이다.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인천 유일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해 검사를 받고 격리 치료를 받는다.

인천은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관문인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모두 위치해있다. 입국하는 검역대상자의 90%가 두 곳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도 인천은 감염병전문병원 공모 때마다 고배를 마셨다.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인천의료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감염병전문병원 인천 유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2월과 12월 질병관리청이 유치한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서 인천은 탈락했다. 2015년 메르스 대유행 후 정부가 발표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는 인천과 중앙‧중부, 영남, 호남, 제주 권역이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5곳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지난해 2월 질병청은 대구경북권을 후보지로 결정했고 12월에는 인천이 아닌 수도권으로 권역을 지정해 경기도 분당서울대병원이 선정됐다.

신종 감염병이 유입돼 전파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실제로도 코로나에 이어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인천에서 발생했음에도, 감염병전문병원이 없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23일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직인수위원회는 인천시 건강체육국 업무보고에서 감염병전문병원 유치 실패 원인으로 ‘정치력 부재’를 꼽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력 부재’만으로 탓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감염병전문병원 유치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에 이어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를 인천의료원이 치료하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코로나 대유행 시 병원 전체를 비우고 코로나 확진자만 담당했다. 인천 확진자의 80%에 해당한다. 감염병 대응 실력을 갖췄음을 이미 인정받았다.

그런데 질병청은 감염병전문병원 공모 참여 자격을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으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의료원이 단독으로 공모에 참여할 수 없는 점을 들어 상급종합병원인 길병원이 의료진 교육 등을 담당하고 인천의료원이 병동 운영 등을 담당하는 일명 ‘인천형감염병전문병원’을 추진해야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2년에 한 번씩 세계를 휩쓰는 신종 감염병이 발생한다는 예고가 있다. 한국의 관문인 인천에 더 이상 감염병전문병원 유치가 미뤄져선 안 된다. 7월 1일 들어설 민선8기 인천시정부와 지역 보건의료단체,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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