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직영 전환 계획 … 방향 모색 토론회 열려

▲ 지난 12일 인천와이더블유시에이(YWCA) 강당에서 열린 ‘여성평생교육기관의 소명, 발전방향 및 과제 - 인천시여성문화회관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토론회.
지난 12일 인천와이더블유시에이(YWCA) 강당에서 ‘여성평생교육기관의 소명, 발전방향 및 과제 - 인천시여성문화회관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여성문화회관 관계자와 수강생, 여성단체 회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토론회는 주제발표와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첫 순서로 곽삼근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교수가 토론회 제목과 동일한 제목의 주제를 발표했다.

곽 교수는 “그동안 교육은, 남성중심의 생산과 개발문화 속에서 산업인력 양성을 향해 기획되고 실천돼왔다. ‘여성의 삶’은 역사적ㆍ사회적으로 남성의 삶과 구조적으로 달랐고, 정치적 힘을 가질 수 없었다. 수백여년 동안 남성의 시각으로 학문세계가 해석되었던 만큼, 앞으로 여성의 시각을 강조하고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학문적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성 문화와 교육에 주목하는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며 “인천여성문화회관은 전국적으로 몇 개 안 되는 여성문화 창달기관으로 그 몫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영란 인천여성회 회장은 “여성교육기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은 30~40대이다. 여성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또 취미나 생계보전을 위한 기술 중심의 교육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교육, 인문학적 교육, 평생교육 기치에 적합한 교육이 마련돼야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성차별적 사회에서 여성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해나가야할 주체는 여성이다. 그런데 여성들은 네트워크화돼있지 않아 불평등한 삶을 서로 나누기 어렵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서로의 경험을 드러내고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여성주의 글쓰기나 책모임, 문화예술 활동 소모임 등 다양한 모임 방식을 고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병수 시의원은 “여성들이 산업현장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90년대 상황에서 노동시장과 여성의 직업 준비 정도의 괴리를 해결하고자 여성평생교육기관을 설립해 능력개발과 취업 알선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생각한다”며 “인천여성문화회관의 의의와 여성평생교육프로그램의 소명을 논하기 위해서는 여성주의 교육 대 남성주의 교육이라는 관점보다는 후기 산업자본주의 노동시장과 여성평생교육의 실현을 통한 여성노동자의 정체성 확보 차원의 시각을 갖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한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강승임 인천여성문화회관 강사는 “전통적으로 여성은 남성 보조자 역할을 해왔다. 여성 인권이 신장하고 사회 참여 기회가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학력과 상관없이, 좀 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자 하는 열성과 의지를 가진 이들이 많다. 여성문화회관에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여럿 개설돼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미술과 역사 등 인문교양 강좌를 열고 있다. 한 과목 당 한 학기에 해당하는 12주 수업을 진행해 깊이 있는 수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 또 인문교양교육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음도 확인됐다”며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사회와 자신의 삶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가장 큰 변화다. 앞으로 어떤 강좌를 더 개설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박은실 한국와이더블유시에이연합회 운동국 국장은 “여성문화회관은 ‘여성’과 ‘문화’를 동시에 명칭에 담고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이곳에서 힘을 기울여 온 여성직업교육과 인문교양교육은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고 사회적 배제를 감소시키며 사회적 관계와 결속을 강화하는 사회통합, 그리고 지속가능성의 이룰 수 있는 ‘삶의 질’과 관련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토론을 마쳤다.

한편, 인천여성문화회관(관장 김자영)은 1994년 개관해 인천 여성들의 능력개발, 정신문화 함양 도모, 저소득 여성의 자립기반 조성, 여성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초기엔 인천시 직영으로 운영되다가 2000년 10월 여성자원금고, 2003년에는 인천와이더블류시에이가 위탁받아 운영해왔다. 시는 내년부터 위탁 운영에서 시 직영으로 관리 주체를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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