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37) - 운동①

▲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
과거 심장이 나쁜 환자에게는 절대 안정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유산소 운동이 혈액순환 장애를 개선시킨다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운동요법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알아보자.

+동맥경화반 생성 막아
동맥경화반은 기름기를 비롯한 노폐물이 혈관 벽에 쌓인 것을 말한다. 그 결과 혈류가 감소해 심장과 뇌를 비롯한 주요 장기에 혈액순환 장애를 불러온다. 고밀도 지질단백은 혈관 벽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그 혈중 농도가 1mg/dL 늘어날 때마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2~3%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은 이 고밀도 지질단백을 높인다고 하며, 혈관에 노폐물로 쌓이는 중성지방과 저밀도 지질단백은 떨어뜨린다. 결국 운동은 혈액 속 기름기를 동맥벽에 덜 쌓이는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동맥 보호
혈관 가장 안쪽 내피(內皮)세포로 구성된 내막(內膜)은 혈관을 보호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윤활작용을 한다. 몸을 보호하는 피부와 비슷하다. 피부가 손상되면 물만 닿아도 아프듯, 내막이 손상되면 혈관 내구성과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그 결과 혈관 윤활작용이 상실돼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고, 노폐물이 쉽게 침착돼 동맥경화반 생성에 가속이 붙는다.

내막 손상은 노화에 따른 변화지만 고혈압ㆍ흡연ㆍ당뇨병ㆍ고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이나 흡연자에게서 그 진행이 더 빠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내피세포 기능이 놀랄 만큼 개선된다. 그 결과 고혈압 환자에서는 혈압 조절이 더 잘되며, 동맥경화반에 의해 심장ㆍ뇌ㆍ다리 등에 혈액순환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혈전 형성 방지
규칙적인 운동은 피를 덜 끈적거리게 만들어 혈전 형성을 막을 뿐만 아니라 혈전을 분해하는 효소 생성을 촉진시켜 이미 생성된 혈전을 제거하게 한다. 운동에는 혈전과 관계된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심폐 기능 향상
나이가 들면 심폐 기능이 자연적으로 떨어져 산소 공급 능력이 서서히 쇠퇴한다. 일반적으로 20대에서의 산소 공급 능력은 분당 2~2.5L이며 60대에서는 1.5L, 70대에서는 1.2~1.3L, 80대에서는 1.0L 이하로 떨어진다. 산소 공급 능력이 분당 1.0L 이하가 되면 외부 출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운동선수의 산소 공급 능력은 분당 5.5L로 20대의 정상인보다 2배 이상의 수치를 보인다. 운동을 하게 되면 이처럼 산소 공급 능력이 증대되며 운동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노인에게도 산소 공급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체중 조절 효과
운동을 하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체중이 조절된다. 걷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계속하면 에너지원으로 몸에 저장된 지방이 소모된다. 근력 운동으로 새로운 근육이 생기면, 하루 종일, 심지어 수면 도중에도 칼로리가 소모된다.

+근육 약화 예방
나이가 들어갈수록 근육은 약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균형을 잃기 쉬어 잘 넘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넘어져 골절이 발생하면 쇠약한 상태는 더 악화된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강화되고 힘과 지구력이 증가하며 산소 사용 능력도 강화된다. 또한 꾸준한 운동은 근육에 전달되는 산소와 혈액량을 늘려 운동 시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제공하게 되며, 근육을 고정시키는 힘줄과 인대를 강하게 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향상시켜 관절염 등 관절에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고 부상 위험을 줄인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기 관리 능력을 10~20년 정도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다.

+뼈 튼튼해져
성장기에는 뼈가 소실되는 속도보다 생성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이 속도 차는 뒤집힌다. 그 결과 뼈에 구멍이 많아지고 커져 생기는 ‘골다공증(骨多孔症)’이 발생해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운동은 이런 뼈의 소실 속도를 늦추어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되나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이 뼈를 강화시키는 데 더 도움이 된다. 근육이 무거운 것을 들 때는 이를 지탱하는 뼈까지 자극하게 되므로 뼈가 튼튼해지는 것이다.

+정신건강에도 좋아
운동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인 것이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은 신체에서 만들어지는 천연 아편으로, 통증을 차단하고 마음을 편안하고 안정되고 즐겁게 해줘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자신감을 생기게 한다. 또한 운동을 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게 돕는 뇌 내 화학물질인 세로토닌 농도가 올라간다. 임상적으로도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우울증 발생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규칙적인 운동은 정신을 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 치매 예방효과도 있다. 평소 불안증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은 저녁식사 전 가벼운 운동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녁 늦게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 불면증이 악화될 수 있다. 달리기나 조깅 등의 운동은 저녁시간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취침 전 가벼운 산책은 불면증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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