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36)

▲ 커피를 마시면 소변을 통한 칼슘 배설이 늘어난다. 그 양은 많지 않으나 장기간 누적되면 적지 않은 양이다. 골다공증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문제가 되며, 특히 날씬하고 술ㆍ담배를 좋아하는 여성에서 발생 위험이 더 높다. 커피를 많이 마시고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평소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커피와 소화기질환

커피와 소화기질환카페인은 또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위식도 접합부를 느슨하게 만들어 위산이 식도로 역류, 속 쓰림을 악화시킬 수 있고, 위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커피를 하루 6잔 마시는 사람에게서 위궤양 발병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위산과다가 있거나 속 쓰림 등 위궤양 증상이 있는 사람은 되도록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또한 커피는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해 배변 활동을 도와주지만, 과민성 대장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커피와 간질환
커피는 술이나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간 손상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에서, 간 손상을 시사하는 간 효소 수치 상승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간경화에 의한 사망 위험 또한 낮추는 것으로 조사 발표됐다.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하루 1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할 때 간암 발생 위험 또한 낮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커피와 정신 건강
카페인에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각성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로 커피는 졸음과 피로를 잊게 해주고 사고력을 높이며 머리를 맑게 해 지적인 작업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기분 전환과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양이 과해지면 이런 각성 효과로 인해 숙면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민감한 사람은 오후에 마신 커피로도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경우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이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불안과 초조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커피를 마신 후 불쾌한 감정이나 수면 장애를 경험한 사람 대부분은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정작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커피와 뇌질환
커피가 파킨스씨병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의학적인 증거도 있으나 파킨스씨병 예방 목적으로 커피를 권하지는 않는다. 커피는 진통제 효과를 40%가량 높여준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다른 약과 함께 편두통 치료에도 이용된다. 그러나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경우에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커피와 임신
하루에 커피를 3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임신이 잘 안 될 수 있고, 임신 중인 여성에서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커피와 불임과는 하등 관계없다는 의견도 많다. 따라서 임신을 원하지만 임신이 안 되는 경우에는 술ㆍ담배를 피하고, 하루 3잔 이하의 커피를 마실 것을 권장한다.

커피가 저체중아 출산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도 있는데, 커피 1잔을 매일 마시면 신생아 체중이 25g 준다는 연구 결과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체중 감소는 신생아 건강에 큰 영향이 없어 산모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하루 3잔까지의 커피는 신생아에게 별다른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커피와 골다공증
커피는 소변과 대변으로 더 많은 양의 칼슘 배출이 일어나게 한다. 1잔의 커피를 마실 때마다 4~8mg 정도의 칼슘 손실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에 의한 칼슘 배출에는 내성이 생기지 않아, 마시는 양에 비례해 배출량도 늘어난다.

따라서 하루에 배출되는 양은 많지 않으나 오랜 기간 다량의 커피를 마시게 되면, 칼슘 손실이 축적돼 노년에 골다공증에 따른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골다공증 발생은 체질과 음주ㆍ흡연 등이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이기에 순수하게 커피로 인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얼마나 더 증가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폐경기 여성은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위험이 남성보다 커지므로 가능하면 하루 4잔 이하의 커피를 마시고, 칼슘 섭취를 늘리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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