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이 늦어지니 예산 2200억원을 투입해 우선 진행하고 개발이익 정산은 추후 상계처리하는 계획이다.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은 송도국제도시에 1단계 콘서트홀에 이어 오페라하우스, 뮤지엄 등을 짓는 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1단계 사업 정산 후 남은 개발이익에 시가 재정을 보태 2단계 사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시행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간 개발이익 정산을 둘러싼 소송으로 정산이 늦어지자 개발이익 정산 없이 재정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07년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합의해 아트센터인천 사업을 시작했다. NSIC가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주거단지 3개(11만2246㎡)를 개발한 이익금으로 콘서트홀(1단계)을 짓고, 잔여 개발이익금을 시에 주기로 했다.

시는 이 잔여이익금으로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시는 NSIC(시행사)와 시공사(포스코건설)의 소송으로 개발이익 정산을 못한 상태다.

2017년 인천경제청이 개발이익을 정산하기 위해 진행한 용역에서 추산한 1단계 사업 개발 이익금은 1297억원에 달한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608억원을 주장하고 있다.

NSIC와 포스코건설은 개발이익 정산을 두고 2018년부터 소송 하고 있다. NSIC는 포스코건설이 공사비를 부풀렸다며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냈다.

이처럼 1단계 개발이익 정산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인천경제청은 예산 2200억원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으로 선회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4일 '아트센터인천 뮤지엄 건립추진위원회 설치‧운영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조례를 토대로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뮤지엄 조성 세부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7월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아트센터인천은 시가 송도국제도시 개발이익 환수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개발이익 정산이 늦어진다고, 시 재정을 투입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정산이 늦어진 사이 어느새 2200억원 규모의 재정사업으로 변했다.

인천경제청 추산으로 정산해야할 개발이익금(1297억원)이 2단계 총 사업비의 59%를 차지함에도 정산은 뒤로 미룬채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번 대선에서도 대장동 개발이익을 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는데, 정작 송도국제도시에선 개발이익도 환수 안한 상태에서 재정 투입을 우선하는 것이라 비판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를 지적했다.

안병배(민주당, 중구1) 시의원은 “인천아트센터 1단계 사업이 종료됐지만, 아직 정산은 하나도 안 됐다. 시 재정 2200억원을 투입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을 하는 게 타당하냐. 이 사업은 재정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개발이익 정산부터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인천경제청이 투입하려는 돈은 결국 시민을 위해 쓰여야할 예산이다. 코로나19 감염 추세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연 이 상황에 2200억원 재정을 투입하는 2단계 사업이 시급한지도 의문이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을 관리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다. 소송이 끝날 때를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1단계 사업 정산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소송이 끝난 후 상계처리한다는 것은 잘못된 순서다. 인천경제청은 시민 혈세를 투입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게 아니라 마땅히 받았어야 할 개발이익 정산에 우선 집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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