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자회사까지 통틀어 항공기 320여대
인천공항경제권 성큼... 2025년 MRO단지 조성 기반 시급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여부를 이르면 다음주 내에 마무리할 전망이다. 두 항공사 합병 시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천 항공정비(MRO) 산업에도 고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된다. 인천에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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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항공기 정비 모습.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 모습.

공정위는 지난 9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심의했다. 일부 슬롯(항공사에 배정된 공항 편수) 반납과 운수권 재분배를 조건으로 승인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두 항공사가 통합하면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가 탄생한다. 지난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화물 운송 실적 순위는 각각 19위, 29위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로 뛰어오른다. 일부 슬롯과 운수권을 재분배하더라도 10위권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두 항공사의 통합으로 통합 항공사의 비행기만 일단 250대(대한항공 174대, 아시아나항공 82대)가 넘는다. 계열사인 진에어(26대)와 에어부산(26대), 에어서울(7대)을 더하면 약 320대에 달한다. 여기다 기타 LCC(저비용항공사)까지 더하면 국내 민항기 정비물량만 400대를 넘는다.

이는 항공업계 뿐 아니라 인천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항공MRO 시장이 대폭 커져 인천공항경제권을 조성할 여건이 마련된다.

하지만 MRO산업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해 확충이 시급하다. 인천공항 MRO단지는 2025년 개장 예정인데 기존 항공기 정비격납고 외에 마련된 시설은 아직 없다.

우선 항공기 개조나 중정비 후 필수 공정인 도장을 위한 공장이 인천에 없다. 때문에 매번 해외 외주를 줘야하는 상황이다. 이는 항공정비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MRO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인천에는 MRO산업을 지원하는 부품 제조·정비 업체와 이를 위한 입주공간이 부족하다. 고가의 장비와 부품을 개별 MRO 기업들이 보유하는 비효율은 정비능력 고도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인천공항 MRO단지 조성을 위해 2025년까지 2000여명 이상의 신규 항공정비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교육훈련센터도 없다.

이에 인천시는 이러한 취약점들을 개선하고, 고용시장까지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의 ‘노사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 공모에 도전한다. MRO를 활용해 이른바 ‘인천형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노동자들을 저임금으로 고용하고, 포화된 자동차시장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하지만 항공MRO는 국내외에서 급성장이 예상되는 블루오션 산업으로 꼽힌다.

인천시는 항공정비 노동자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배후지원도시를 개발하고 대중교통체계를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항공우주마이스터고등학교와 항공정비교육·훈련원을 설립하는 등 인력 양성방안도 마련했다. 영종국제도시를 중심으로 MRO산업 벨트를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향후 인천 산업생태계에선 기후변화 대응으로 내연기관 퇴출에 따른 한국GM 중심의 자동차 제조업의 위축이 예상된다. MRO산업이 인천의 새로운 성장산업의 토대가 될 수 있게, 적기를 놓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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