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지후·이다은 어린이
매주 금요일 ‘기후위기’ 캠페인 진행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학교에서 탄소시계가 6년 밖에 안 남았다고 해서 이를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춥긴하지만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매주 하고 있다.”

이는 유지후(10) 군의 말이다. 유지후 군은 이다은(12) 양, 인천여성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매주 금요일 오전 8시~8시30분 남동구 남동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투데이>는 지난 11월 26일 유지후 군과 이다은 양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다은 양(왼쪽)과 유지후 군이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다은 양(왼쪽)과 유지후 군이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

“6년 밖에 안 남은 지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이들은 매번 직접 만든 상자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영흥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어린이들의 미래를 지켜주세요!’, ‘6년 밖에 시간이 없어요! 지구를 살려주세요!’ 문구가 피켓에 적혀있다.

유 군과 이 양은 매주 금요일마다 기후위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등교한다. 이들은 지난 9월 24일 ‘9.25 영흥석탄화력조기폐쇄 공동행동’ 1인 시위를 한 이후 매주 캠페인을 하고 있다.

유 군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기름을 많이 사용해서 이산화탄소가 생기고, 지구가 더러워지고 있다”며 “학교에서 탄소시계가 6년 밖에 안 남았다고 해서 이를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양은 “10살 때 학교에서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아픈 것을 배웠다.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까지 위험하다고 해서 심각함을 느꼈다”며 “원래 엄마를 따라서 참여하다가, 지금은 엄마에게 같이 나오자고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기후위기시계(탄소시계)는 세계가 지금 같은 추세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올라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고 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면 폭염·폭우 등 극한 기후변화 현상이 더 빈번해진다.

이 양은 “캠페인을 할 때 뭐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저번에 다른 친구와 같이 캠페인을 했다”며 “‘9.25 영흥석탄화력조기폐쇄 도보행진’에 참여해 영흥화력 폐쇄를 외치기도 했다. 영흥화력발전소가 없어지면 환경이 더 괜찮아지겠지만, 거기서 일하는 분들이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군은 “처음에 캠페인을 했을 때 엄청 열심히 피켓을 흔들었다. 이때 지나가던 사람들이나 버스기사 아저씨가 보고 아는 척을 하기도 했다”며 “지구를 지킬 시간이 6년 밖에 안 남았다.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피켓에 문구를 썼다. 기후위기,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못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후 군, 이다은 양은 인천여성회 등 시민사회단체 어른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장주경)
유지후 군, 이다은 양은 인천여성회 등 시민사회단체 어른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장주경)

탄소 줄이기 위해 2년 동안 ‘햄버거’ 안 먹어

이 양은 10살 때 기후위기 교육을 받고, 탄소를 줄이기 위해 2년 동안 햄버거를 안 먹었다고 했다.

이 양은 “육식을 줄이려고 햄버거를 2년 동안 안 먹었다.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 데 소가 많이 필요하고, 소를 사육하는 데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한다고 배웠다”며 “사람들이 지금부터 실천해야할 것 실천하고, 기업도 일회용품을 덜 만들면 탄소배출량을 빨리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 군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린다. 비닐을 덜 쓰고,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자동차를 줄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지구가 못 견디면 사람도 살기 힘들다. 코로나19처럼 사람이 많이 죽게 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오전 8시 30분이 되자 피켓을 어른에게 맡기고 학교로 갔다.

이다은 양이 쓴 피켓.
이다은 양이 쓴 피켓.

이 양의 어머니이자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장주경 인천여성회 남동구지부장은 “원래 2주에 한번 캠페인을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심각하다고 하면서 2주에 한번 캠페인을 하냐고’ 되물어 매주 금요일마다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부모님이 안 나와도 스스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아이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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