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31)

분노를 다스리자

= 분노는 상처ㆍ좌절ㆍ위협ㆍ상실 등에 대한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그때마다 억제하지 못하고 수시로 공격성을 보일 경우, 상대방은 적개심이나 복수심을 가지게 돼 피해는 곧 자신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억제하는데, 때로는 그러한 억압이 너무 심해 심지어 자신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우울증ㆍ불안증ㆍ공포증ㆍ강박증 등 신경정신과 영역의 질환뿐 아니라, 고혈압ㆍ협심증ㆍ뇌졸중ㆍ당뇨병ㆍ위십이지장 궤양ㆍ성기능 장애 등 많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너무 지나치게 억압할 경우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보다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

분노는 적당히 표현돼야 통제력을 잃는 일이 없다. 건강한 분노는 감정 표현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둬야 하고,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명확히 기술될 수 있어야한다. 적절한 수준의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분노 조절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네가 날 화나게 만들었어”라고 하지 말고, 나를 주체로 해서 “○○○할 때 나는 정말로 화가 났어”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분노에는 초기 신호가 있다. 이를 인식하게 된다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분노를 좀 더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어찔어찔한 느낌, 몸 떨림, 근육 긴장, 이를 악물게 됨, 가슴이 답답하고 막히는 느낌, 얼굴이 달아오름, 소리 지름, 주먹 쥠, 사실이 아닌 말을 하게 되는 것 등이 있다. 이러한 신호를 자각하게 될 경우 잠시 멈춰서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단계가 필요하다.

화가 많이 난 경우에는 화를 유발한 상대방과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 제3의 인물과 대화하는 것이 좋다. 일단 문제가 해결되면 분노를 버릴 수 있어야한다. 가능하다면 앙금을 털어 모든 일을 잊고, 필요에 따라 사과를 해 좀 더 발전된 관계로 진전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유머감각으로 긴장을 해소하자

= 모든 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스갯소리로 이러한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를 가볍게 넘길 수도 있다.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갈등과 긴장감은 웃음으로 완화될 수 있다.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열성적인 태도로 문제를 접하다 보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점진적 근육이완법
= 우리가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무의식적으로 근육긴장이 초래된다. 반대로 걱정이나 근심 없이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는 근육도 이완된 상태에 있게 된다. 우리에게는 이처럼 ‘불안-스트레스-근육긴장 상태’와 ‘심리적 이완-근육이완 상태’라는 서로 상반된 상태가 존재한다.

점진적 근육이완법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긴장 상태를 이완 상태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먼저 자신의 근육 긴장도를 느끼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특정 근육을 수축시키고 긴장을 유지한 상태에서 그 감각을 기억해 둔 다음 근육을 이완시키면서 긴장이 사라지는 느낌에 집중한다. 이때 주의해야할 것은 이완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완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과정을 다른 근육들에도 반복적으로 실시하다 보면 언제 어디서나 근육이 긴장된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의식적으로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게 되고, 근육만 이완되는 것이 아니라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해 심신 전체의 긴장이 완화될 것이다.

[근육이완법]
1. 근육군을 하나하나 긴장시킨다(힘을 준다).
2. 5~10초간 그 긴장을 유지한다.
3. 천천히 긴장을 늦추면서(힘을 빼면서) 조용하게 “힘이 빠져 편안하다”라고 속삭인다.
4. 깊이 숨을 들이쉰다.
5.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조용하게 “힘이 빠져 편안하다”라고 속삭인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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