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자주평화연대, 15일 인천시민사회·정당 토론회 열어
“향후 인천시·시의회·시민사회단체와 공감·동의 이끌겠다”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 중구 소재 자유공원의 명칭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바꾸고 맥아더 동상을 옮기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인천자주평화연대는 지난 15일 오후 민주노총 인천본부 교육실에서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맥아더동상을 전쟁기념관으로’ 인천 시민사회단체·정당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천자주평화연대가 지난 15일 오후 민주노총 인천본부 교육실에서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맥아더동상을 전쟁기념관으로’라는 주제로 인천 시민사회단체·정당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자주평화연대)
인천자주평화연대가 지난 15일 오후 민주노총 인천본부 교육실에서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맥아더동상을 전쟁기념관으로’라는 주제로 인천 시민사회단체·정당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자주평화연대)

토론에 앞서 양재덕 실업극복운동 인천본부 상임대표는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바꾸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안중근 의사가 제기했던 동양평화론과 접목해 인천을 한국의 평화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꿈꾸는 곳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희환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반공도시 이미지가 있는 인천의 역사와 평화도시를 향한 지향’이라는 주제로 첫 발제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해방 후 한국전쟁 전후에 걸쳐 인천이라는 도시가 미군에 의해 전쟁도시로 바뀌는 과정을 추적했다”며 “이 과정에서 맥아더 동상이 국무회의 논의 4개월여 만에 건립되고, 애초 월미도에 세워질 동상이 현재의 자리로 전격 결정되면서 공원 명칭도 만국공원이 아닌 ‘자유공원’으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직후 진보당 사건을 조작해 자신의 최대 정적이자 인천 대표 정치인 조봉암 선생을 법살했다는 것을 보면, 정권 연장에 불안함을 느낀 이승만 정권이 반공이데올로기의 도구로 맥아더동상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최태욱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 소장은 “인천상륙작전을 어떤 이념적인 잣대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맥아더와 미 국무부가 주고 받은 문서로 그들이, 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을 어떻게 봤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맥아더는 철저히 소련을 봉쇄하려는 냉전의 시각으로 한국전쟁과 인천상륙작전을 주도했고 38선 넘어 북쪽으로 북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을 국제전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울러 한반도 전체를 소련 봉쇄와 일본 보호를 위한 교두보 내지 전진기지로 여겨 전쟁 승리를 위해 만주와 소련 전역에 원자폭탄을 터뜨릴 계획까지 세웠던 인물”이라며 “맥아더는 전쟁 전 과정에 단 한순간도 한국을 고려하거나 한국인을 위한 조치를 한 것은 하나도 없는 인물로 과연 우리가 전쟁 영웅 또는 은인으로 추앙할 만한 인물인가 되짚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위치한 맥아더 동상.(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위치한 맥아더 동상.(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발제문 발표 후 진행한 토론에선 조은구 진보당 인천시당 사무처장과 이민우 인천비상시국회의 상임대표, 윤미경 인천시민사회연대 공동대표가 발언을 했다.

조은구 사무처장은 “자유공원을 평화공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실현가능성을 높이려면 한반도 종전 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우 상임대표는 “2005년 맥아더 동상 철거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단지 부정적인 측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인천에서 맥아더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성이 있다”며 “인하대와 경인여대에서 이승만 동상이 철거되는 과정과 미국 남부 버지니아주에서 남부연합 총사령관이던 로버트 리 동상이 131년 만에 철거되는 과정을 보면, 이런 운동이 성공하려면 대중적인 동의를 얻는 지난한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윤미경 공동대표는 “이 문제를 진영 논리와 정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객관적인 사실을 깊이 있게 연구해 시민들의 공감과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성재 인천자주평화연대 상임대표는 토론회를 마무리 하며 “토론회가 일회성이 되지 않게 이번을 시작으로 매년 할 것이고 상시 시민들에게 알려낼 것”이라며 “연구자들과 힘을 합쳐 더 구체적인 조사와 연구작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기 위해 지역의 많은 시민사회노동단체와 정당, 인천시, 인천시의회와도 소통을 할 것”이라며 “함께 공감하고 필요성과 시의성에 동의할 수 있게 노력을 계속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주평화연대는 지난 10일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공원 이름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변경하고 맥아더 동상은 전쟁기념관으로 이전하자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