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30)

스트레스를 즐기자

= 인간은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태어남과 동시에 스트레스와 더불어 산다. 피하려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이 스트레스. 따라서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한다.

같은 스트레스라도 이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에 따라 그 정도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똑같은 다리 운동이라 하더라도 돈벌이를 위해 억지로 하는 육체노동과 건강을 위해 하는 등산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그 요인이 있는 경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불필요한 저항보다는 스트레스 자체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용함으로써 적절하게 견디기 위한 합당한 순서를 재정비하고 스트레스에 보다 유리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를 피한다면 향후 같은 종류의 스트레스나 위험에 직면했을 때 반복적인 고통을 당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일수록 대처할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자

= 우리의 감정 변화는 행동은 물론, 생리현상에도 영향을 준다. 우울한 감정과 불안과 분노는 교감신경계 흥분으로 이어져 혈압과 맥박을 상승시킨다. 기분이 나빠지거나 초조해지고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그런 감정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생각을 찾아내야한다.

기분이 나빠질 때는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생각을 객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특정 상황 혹은 인물과 마주쳤을 때 자동적으로,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마침내 걱정과 불안과 분노와 의심으로 심신이 치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다. “버스가 늦는 군” 그러나 이내 생각이 이어지며 걷잡을 수 없이 발전한다. “지각하겠는걸. 회의에 늦겠지. 상사가 화를 낼 거야. 잘리면 어떡하지” 버스가 늦게 왔을 뿐인데 벌써부터 해고 걱정을 하는 것이다.

무수한 사건과 상황 속에서 기분이 나빠질 때는 기분을 나쁘게 만든 원인을 찾고, 그 상황이 나의 기분을 나쁘게 할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상대방의 행동이 자기에 대한 부정적 의도나 동기에서 비롯한다고 추측하고, 상황을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거나 혹은 감정이 개입된 상태로 판단해 ‘본인의 생각’을 마치 사실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맹신하기보다 사실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기분을 나쁘게 만든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한다. 사실로 확인된 결과의 뒷받침이 없이 단순한 우려를 마치 사실인양 오해하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기분을 나쁘게 한 사실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한다. 반대로 기분을 나쁘게 한 사실이 사소한 사건일 수도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 잊어버려 기억 속에 없는 일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사람도 있다.

불필요한 기억에 매달리는 것을 피하고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불쾌한 생각이 떠오를 때,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그냥 인식하는 것이다. 판단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다시 평정을 찾을 때까지 생각이 흘러가도록 그냥 내버려둔다. ‘생각의 중단’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면 감정의 고통, 즉 스트레스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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