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29)

스트레스로 흥분된 상태일 때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몸과 마음의 자연적인 방어 수단, ‘이완반응’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를 느끼고 자율신경계가 흥분하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전신으로 신호를 보내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이완반응은 우리를 과도 흥분 상태로 몰고 가는 이러한 일련의 폭발적인 생물학적 반응에 브레이크를 걸어 흥분돼있는 자율신경을 가라앉히고 맥박수와 혈압을 떨어뜨린다. 스트레스에 의한 악순환을 끊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평소 이완반응을 생활화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약화시키고, 혈압을 낮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식호흡 = 스트레스 반응의 하나는 상부 흉곽을 이용한 얕고 빠른 호흡이다. 복식호흡으로 전환해 호흡의 깊이와 리듬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면 스트레스를 줄이는 이완반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복식호흡 방법

1. 복식호흡을 하면서 10에서 0까지 천천히 거꾸로 센다. 깊게 들이마시면서 마음속으로‘10’을 센 후, 천천히 내쉰다. 다시 깊게 들이마시면서 마음속으로 ‘9’를 센다. 이런 식으로 계속하는 것이다. 가벼운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호흡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더 천천히 호흡을 한다. 미흡하다면 10부터 다시 반복한다.

2. 호흡할 때 배가 오르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손을 아랫배에 둔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아주 천천히 1부터 4까지 센다. 숨을 내쉴 때는 4부터 1까지 역시 천천히 센다. 이 과정을 하고 싶은 만큼 반복한다.

3. 조용히 앉아 호흡에 집중한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쉰다. 숨을 들이마실 때 마음속으로 가만히 ‘나는’이라고 말하고, 내쉬면서 ‘평화롭다’라고 한다.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고 난 후 가장 기분이 좋았던 순간을 떠올리고 다시 이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4.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숨을 내쉰다. 이것을 10회 정도 한다. 들이마시는 공기가 얼마나 신선한지 느끼고, 내쉴 때는 얼마나 더운 공기인지 비교한다.

명상 = 넒은 의미의 명상이란 현재의 순간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는 모든 행위이다. 역사가 오래된 지역에서는 대개 몸과 마음의 건강, 자기완성 등의 목적으로 명상을 활용한다. 명상은 스트레스 대처에 있어 매우 뛰어난 직ㆍ간접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향 자체를 바꾸어 주고, 같은 상황이라도 스트레스를 훨씬 약하게 느끼게 해주며, 스트레스 반응도 약화시킨다. 또한 명상은 스트레스에 따른 음식 섭취를 줄이고, 술ㆍ담배와 같이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 개선을 돕는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의한 심장질환ㆍ당뇨병ㆍ만성통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요가와 선(禪)도 명상의 일종이다. 수련을 하면 혈압ㆍ맥박ㆍ호흡ㆍ체온에 변화가 온다는 것을 관찰했다. 이후 연구에서도 면역기능이나 호르몬 분비 등 다양한 인체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도’도 명상의 일종이라 알려져 있다. 신앙심이 강한 사람들은 적개심과 불안에 덜 시달리고, 혈압도 낮아져 삶의 질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다.

명상이 익숙해지면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 순간순간 명상의 마음자세를 되새기면서 마음을 비우고 평화로운 상태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차를 타고 가거나 누구를 기다릴 때에도 아랫배에 마음을 집중하고 가볍게 호흡조절을 할 수 있다.

좋은 상상을 해보자 = 상상의 날개를 펴서 나를 위한 ‘마음의 영화’를 만들어보자. 상상은 부정적인 마음의 사슬을 깨고 긍정적인 생각과 느낌으로 채워 주고 이완을 유도한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의 모래사장, 꽃이 만발하고 산새들이 지저귀는 언덕, 저녁노을이 비추는 호숫가,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숲속 오솔길 등 기억에 남는 여행에서 보았던 경치를 이용해 한 편의 영화를 만든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간단한 명상법

1. 조용한 장소를 선정한다.

2.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푼다. 급하게 하지 말고 가능한 느리게 관절의 유연성을 키워준다고 생각하고 한다.

3. 적당한 자세를 취한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거나 의자에서 앉아서 편한 자세를 한다. 허리를 펴도록 한다. 명상이 끝날 때까지 가능하면 한 자세를 유지하되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면 명상의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천천히 자세를 바꾸어준다.

4. 눈을 감고 명상이 끝날 때까지 눈을 뜨지 않는다. 숨을 조용하고 천천히 그리고 깊이 내쉬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과 잡념을 다 뽑아내고 우리 주변의 세계로부터 마음속 세계로 주의를 돌릴 준비를 한다. 욕심을 내지 말고, 연습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시작해 흐름을 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5. 가장 좋은 시간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이른 아침, 또는 하루를 정리하는 늦은 밤이다. 매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람에 따라 처음에는 15분씩 일주일에 3회 정도가 더 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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