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iH공사·인천문화재단 매입 방식 3가지 거론
iH공사 매입 합리적··· 시·문화재단 매입 절차 복잡
시민 대상 공공매입 정당성 확보 먼저라는 의견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126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사라질 위기에 처해 공공매입 요구가 나왔던 애관극장 건물 감정평가액이 7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극장주는 감정평가액을 수용하기로 했고, 다양한 매입 방식이 거론된다.

애관극장 보존을 위해 인천시·시민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는 23일 오후 비대면 회의를 개최하고 애관극장 매입 방식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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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애사모)’은 20일 애관극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나서서 애관극장을 보전하고 공공적으로 활용할 것을 호소했다.(사진제공 애사모)
‘인천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애사모)’은 20일 애관극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나서서 애관극장을 보전하고 공공적으로 활용할 것을 호소했다.(사진제공 애사모)

민관협의체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시가 최근 진행한 애관극장 건물 감정평가 결과 감정평가액은 70억원 수준이었다. 극장주가 애초 희망한 애관극장 매매 가격은 80억원으로 차이가 나지만, 극장주는 양보하고 수용하기로 했다.

이제는 애관극장 매입방식이 관건이다. 민관협의체가 고려하는 매입방식은 인천시 직접 매입, 인천도시공사 등 공사·공단이 매입, 인천문화재단 등 출자·출연기관 매입 등 세 가지다.

이 중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하는 방안이 소요시간도 짧아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애관극장 건물을 활용한 신규사업을 내부 검토 후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지역거점 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인천도시공사가 옛 시장관사 ‘이음1977’을 매입한 것처럼 절차를 진행한다면 시가 매입하는 방식보다는 소요기간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가 직접 매입할 경우 행정절차가 까다로워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애관극장 매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데만 5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후 재산취득과 활용방안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재정 투자심사와 공유재산심의회 등을 거쳐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도 밟아야 한다.

인천문화재단 기금을 활용해 매입하는 방식도 비교적 수월하다. 지난 6월 제271회 인천시의회에서 이병래(민주, 남동구5) 의원이 발의한 '인천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돼 기금을 기본재산으로 바꿔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문화재단 기금은 적립 이외의 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는데, '공익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운용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것이다. 현재 적립된 기금은 539억원이다.

하지만 조례를 개정하자마자 바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조례는 개정됐지만, 그에 따른 재단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어 시간이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애관극장 공공매입에 대한 정당성 확보가 먼저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위해 시민조사와 연구 등을 진행해 시민 대다수의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매입에만 치우치면 건물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서 민관협의체는 매입방식을 구체적으로 도출하려 했으나, 다양한 의견이 나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관협의체는 향후 회의를 다시 개최해 논의를 잇기로 했다.

민간협의체 위원장인 이병래 시의원은 “애관극장을 공공자산으로 취득하기 위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시 집행부를 비롯해 민관협의체 구성원들과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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