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28)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우리 몸에는 비상이 걸린다. 뇌에는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계를 관장하는 시상하부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호르몬이 분비되고 교감신경계가 흥분돼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상승한다.

우리 몸에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기관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근골격계ㆍ심혈관계와 위장관계이다. 호랑이와 싸우거나 혹은 호랑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신호를 받으면 뇌는 몸 안에서 쉬고 있는 잠재능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몸 여러 부위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근육은 더 많은 힘을 쓸 수 있게 팽팽해지고, 심장은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더 빨리 뛰고, 혈압도 높인다. 호랑이와의 싸움에 총력을 기하기 위해 밥 먹을 생각도 잠을 잘 생각도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를 물리친 후에도 계속 스트레스 상태에 있으면 몸은 지치기 시작한다. 호랑이와 싸울 때 활성화된 기관에 질병이 발생하는 것.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긴장성 두통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의 근골격계 질환, 고혈압과 협심증 등의 심혈관계질환, 신경성 소화불량, 소화성 궤양이나 과민성 대장염과 같은 위장관질환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고 담배를 피우게 돼 건강을 더 해치게 된다. 스트레스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따라서 성인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 스트레스 조절은 반드시 필요하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는 전혀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개인의 스트레스 내성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있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잘 견딘다. 하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속담처럼 스트레스에는 한계라는 것이 있다.

스트레스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생활 속에서 정상 범위를 넘어서거나, 만성적으로 반복될 때이다. 감성과 사고의 깊은 곳에 스트레스가 자리 잡게 되면 그 누적효과는 생활 속의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일들에도 스트레스를 느끼게 돼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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