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고등학교 2학년 태서영

인천투데이가 10대 청소년들의 기고글을 담는 ‘10대의 자갈자갈’ 꼭지를 운영합니다. 우선 시범운영으로 인천 안남고등학교 학생들의 글을 싣습니다. 자갈자갈은 여럿이 모여서 나직한 목소리로 지껄이는 소리나 모양을 말합니다.

안남고 2학년 태서영
안남고 2학년 태서영

인천투데이│우리가 비행기에서 만나는 승무원은 승객이 편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며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항상 미소 지으며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때까지 승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있는 암담한 현실, 승무원이 인권을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작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불필요한 복장과 용모단정

항공 승무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목적지까지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만일 일어날 사고를 대비해 승무원들은 주기적으로 여러 훈련들을 받고, 이러한 훈련들을 거쳐 능숙해져야지만 승무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승무원들이 통일된 헤어스타일을 하고 무릎 위까지 오는 기장의 치마, 즉 불편한 복장을 입어야 할까. 승객들의 안전을 지켜줘야 한다면 오히려 편안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유독 우리나라의 승무원들을 뽑을 때 외적인 요소가 너무 많이 포함된다. 지나친 키 제한을 비롯해 나이 제한, 올림머리, 화장, 불편한 유니폼, 구두 등 지나치게 승무원의 인권을 침해하고 일에 지장이 없는 불필요한 부분까지 제한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외국 항공사들은 복장이나 용모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실제로 청바지나 셔츠를 입고 근무하는 항공사들이 많으며, 염색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항공사들도 있다. 또, 키와 나이 제한이 없어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 항공사와 비교 했을 때 외모에 지나친 간섭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항공사와 같이 승무원들의 용모를 자유롭게 할 필요가 있다.

북극항로로 인한 심한 방사선 노출

항공기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올 때 대부분 북극항로를 이용한다. 미주 대륙으로 이동할 때 최단 노선이 북극항로이기 때문이다.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공역을 이용해 미주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북극항로는 방사능에 노출되기 쉽다고 한다. 이 방사선으로 인해 승무원들의 피해가 매우 크단다.

지난 10월 한 뉴스에 따르면, 항공 승무원 1096명의 방사선 피폭량(방사선에 쏘이게 되는양)이 원자력 발전소 종사자의 평균 피폭량보다 10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항공 승무원 피폭량이 다른 방사선 관련 직군보다 월등히 높지만, 승무원 피폭 관리와 예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항공기 승무원은 방사능 관련 타 직업에 비해서도 높은 피폭선량을 기록하는데, 관련된 정보는 5년만 보관하게 돼 있고, 이직 시 누적이 되지 않아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다고 전했다.

그런데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북극항로를 지나는 비행기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발생으로 숨진 승무원을 우주 방사선 노출로 병에 걸렸다며 처음 산업재해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승무원에 대한 우주 방사선 안전관리 규정’을 개정해 지난 5월 24일부터 시행했다.

이 규정에는 항공기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의 연간 피폭량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항공사는 소속 항공승무원의 피폭방사선량이 6mSv에 근접할 경우 운항노선 변경이나 탑승횟수 조정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항공승무원은 매회 회사에서 제공하는 피폭방사선량을 확인 할 수 있으며, 개인별 자료 보관기간이 연장되면서 항공승무원이 재직 또는 퇴직 후에도 피폭방사선량 자료를 얻을 수 있어 본인의 건강 관리와 질병 원인의 규명 자료로도 활용 할 수 있다고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주방사선 안전관리 기준 개선이 항공승무원의 안전한 비행을 위한 환경조성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관련 규정이 없어 승무원들은 방사선 노출에 무방비 상태였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규정이 생겨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까 말했듯이 승무원의 방사선 노출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해결해야 할 문젯거리이다.

과다한 근무

현재 승무원들은 많은 근무시간과 근무환경 상당한 부분에 부담을 겪고 있다고 한다. 현직 승무원에 따르면, 많은 경우 하루에 17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공항 승무원 같은 경우에는 조그마한 대기실에서 쪽잠을 자고, 정해져 있는 식사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 승무원은 장시간 근무로 생리불순과 같은 부정적인 신체 변화 또한 겪고 있다. 현재 희망 직업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승무원은 각박한 근무환경으로 입사 1년 미만 퇴사율이 50%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부에선 승무원들의 근무 여건, 상황을 확인하고 근무시간, 부당한 대우 등 승무원의 상태를 항공사 별로 확인해 근무여건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국가에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들은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한다. 그들의 웃음이 진짜 웃음이 될 수 있게 승무원의 인권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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