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소기업 탐방① 티마운트
국내 유일 탁구대 상판 제조회사
2017년 중국 전국체전 공식 탁구대
김택수 팬홀더, 맞춤형 쉐이크핸드

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인천에 ‘국가대표가 국산 탁구 라켓으로 우승하는 그날’을 꿈꾸며 탁구 용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티마운트다. 

한국은 중국‧일본‧독일과 함께 탁구 강국으로 꼽히지만, 한국 자체 브랜드 탁구 용품을 사용하는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티마운트는 국산 제품 보급에 힘쓰고 있다.

2015년 2월 설립한 티마운트는 목재, 코팅제, 고분자 수지 등 기초 소재 전문가와 탁구업계에서 종사하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탁구대·탁구라켓·러버(탁구 라켓 공이 닿는 면에 붙이는 고무소재) 등 탁구공을 제외한 모든 탁구 용품을 만든다.

안현호 대표는 “탁구 용품은 표면 코팅이나 화학 처리 등 화학 소재가 많이 이용된다. 화학 소재에 대해 20여 년 간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탁구 전문가들을 모아 탁구 용품 제조에 뛰어 들었다”고 밝혔다.

티마운트는 탁구용품 제조 회사치곤 이름이 특이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테이블마운틴(Table Mountain)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안현호 대표는 설명했다.

테이블마운틴은 수백km 밖에서도 알아볼 수 있어 예부터 아프리카 남단을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이정표로 활용됐다. 티마운트란 이름은 ‘국내 탁구계 이정표가 되겠다’는 안현호 대표의 의지을 담고 있다.

​티마운트가 제조한 에코탑 에이스 탁구대(사진제공 티마운트)
​티마운트가 제조한 에코탑 에이스 탁구대(사진제공 티마운트)

국내 유일 탁구대 상판 제조회사. 국제탁구연맹(ITTF) 인증

설립 7년차인 티마운트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중국에서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중국은 4년마다 전국체전을 개최하는데 지난 2017년 열린 제13회 중국전국체육대회에서 티마운트의 탁구대가 공식 탁구대로 사용됐다.

탁구의 종주국 격이자 탁구 용품 제조 선발 주자인 중국에 탁구대를 역수출 한 것이다.

안 대표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대만·독일·홍콩·브라질·필리핀·베트남·미국 등에 수출한다"며 "아직 국내에는 중국·일본·독일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빠르게 우리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티마운트 탁구대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국제대회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인증했다. ITTF 인증을 받은 국내 탁구대 제조회사는 티마운트가 유일하다.  

안 대표는 “탁구대에 들어가는 상판은 정밀 가공 방식으로 최적의 표면을 만든다. 이후 탄성력 확보를 위해 카본·아라미드 등과 같은 방탄복 소재를 활용해 표면 처리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탁구대는 기본적으로 눈이 부시면 안되고 적절한 마찰과 동일한 탄성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국제대회용은 기준이 까다롭다"고 부연했다.

김택수 감독이 직접 검수한 팬홀더 목판
김택수 감독이 직접 검수한 팬홀더 목판

전 국가대표 김택수 감독의 혼이 담긴 프리미어 팬홀더

탁구 라켓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팬을 잡을 때와 손모양이 비슷한 팬홀더, 악수하는 것처럼 라켓을 잡는 셰이크핸드다.

티마운트는 팬홀더와 셰이크핸드 라켓을 모두 만든다. 티마운트가 제조하는 팬홀더 중 특별한 팬홀더가 있다.  ‘김택수 프리미어 팬홀더 시리즈’다. 김택수 감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탁구팀 감독이자 미래에셋대우 탁구단 총감독이다.

김택수 시리즈는 김 감독이 목재 선별 과정부터 품질 검수를 한다. 이후 30여 가지 공정을 거치는데, 거의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완성된 제품 중 최종 김 감독의 검수를 통과한 제품만 판매된다.

안 대표는 “회사 설립 후 우연한 계기로 김 감독을 만나게 됐는데 김 감독도 탁구용품 국산화에 대한 열망이 컸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의기투합해 제품 개발까지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선별한 목재에 직접 사인을 한다”며 “이후 완성된 제품을 김 감독이 한번 더 평가한다. 최고등급 판정을 받아야 판매한다”고 덧붙였다.

손잡이와 목판 일체감 상승을 위해 홈이 파여 있는 접합부
손잡이와 목판 일체감 상승을 위해 홈이 파여 있는 접합부

손잡이와 목판 간 일체감 높은 셰이크핸드

티마운트는 여러 종류의 나무와 탄성을 높이기 위한 합성 고분자 재료인 자일론·카본 등 특수 소재 5~7겹을 합쳐 셰이크핸드 목판을 제작한다. 타사 셰이크핸드 제품과 가장 큰 차이점은 손잡이(그립)에 있다.

티마운트는 손잡이와 목판의 접합부에 주목했다. 경기 중 라켓이 받는 진동과 울림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목판과 손잡이 소재 연결 부위에 각각 홈을 팠다. 이 홈들은 목판과 손잡이를 조립 할 때 서로 아귀가 맞게 설계돼 있다.

기존 평평한 면끼리 부착해 조립하는 방식이 아닌, 내부설계로 홈을 판다. 이 홈들은 조립될 때 각각 맞물려 손잡이와 목판 간의 일체감을 높인다.

이준용 티마운트 인천공장장은 “타사 제품과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손잡이 접합 방식”이라며 “손잡이와 목판 간 일체감이 높은 라켓은 진동과 울림을 사용자에게 온전히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선수가 우리 제품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이 꿈”

안 대표는 "대한민국은 탁구 용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일본과 독일·중국 제품이 전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며 "국가대표가 우리 제품을 들고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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