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의구현사제단·인천시민사회 등 1주기 추모미사 열어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한국사회와 인천지역 민주화운동의 큰 숲으로 불리며 존경받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 신부의 기념사업회가 추진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실업극복국민운동인천본부 등은 24일 오전 인천 서구 소재 천주교 인천교구 묘원 ‘하늘의 문’에서 ‘만인의 벗 김병상(필립보) 사제 1주기 추모미사’를 진행했다.

이날 추모미사에는 민주화운동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활동을 함께한 함세웅 신부와 양홍 신부, 안충석 신부, 오기백 신부 등이 참여했으며, 인천에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민주노총 인천본부,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24일 오전 인천 서구 소재 천주교 인천교구 묘원 ‘하늘의 문’에서 열린 ‘만인의 벗 김병상(필립보) 사제 1주기 추모미사’의 모습.
24일 오전 인천 서구 소재 천주교 인천교구 묘원 ‘하늘의 문’에서 열린 ‘만인의 벗 김병상(필립보) 사제 1주기 추모미사’의 모습.

김 신부의 신도들은 “노동자의 벗이 돼 함께 해줘 정말 행복했고 깊은 사랑을 잊지 않겠다” “마음 속에 항상 있지만 그립다” 등 추모의 발언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도성훈 교육감은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추모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며 “김 신부가 민주화를 위해 살아온 뜻에 맡게 인천시교육청도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추모의 말을 했다.

양재덕 사)실업극복 인천본부 이사장은 김병상 신부 기념사업회 추진 계획을 밝혔다. 양 이사장은 “김 신부는 평생 노동자와 실업자를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며 “뜻을 이어받고 확산하고자 기념사업회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러 단체에 제안했고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김 신부의 선종 과정에서 많은 아픔이 있었고 천주교 인천교구와 병원, 의사의 많은 잘못이 있었다”며 “김 신부가 더 살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유족들에게 용기를 달라”고 전했다.

김 신부는 1969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77년 유신헌법 철폐 요구 기도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되는 고초를 겪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를 지냈다.

인천에선 양심적인 지식인 40여명과 함께 창립한 ‘목요회’의 초대 회장을 맡아 인천시민운동의 초석을 마련했다.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 상임대표와 인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도 맡는 등 평생 민주화와 사회운동에 헌신했다.

2018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천주교 인천교구가 설립·운영하는 요양시설에 입소했다. 이후 인천교구 산하 종합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고 2020년 4월 25일 새벽 위암 등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ㆍ고 김병상 신부 1주기 앞두고 사망 의혹 나와

하지만, 이후 김 신부 유가족들은 진정인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의사의 진단명 미고지로 인한 노인 인권침해 등’ 진정을 제기했다. 또한 사망 시간에 대한 의혹과 유가족이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한 것 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6월 김 신부에게 위암 진단 사실과 수술 가능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권위 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된 뒤 천주교 인천교구는 유가족을 만나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임종을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추모미사에선 인천교구 외 병원과 의사에게도 관련 책임이 있음에도 사과나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천주교 인천교구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 선종 1주기 추모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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