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기초조사 후 건축자산 보전 용역 ‘시작’
동구 “공업지역 활성화 사업 중단 계획 없다”

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인천시는 일진전기 이전 용지를 포함한 화수부두 일대를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보전하고,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진전기 인천공장은 1938년 인천 동구 화수동 앞 바다를 매립한 땅에 일본 도쿄시바우라전기(도시바)가 세운 공장이 기원이다. 1956년 정부가 공장을 민영화해 이천전기로 바뀐 후 변압기와 전기모터 등을 생산했다.

​동구 화수동에 위치한 일진전기 인천공장 전경(사진제공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 위치한 일진전기 인천공장 전경(사진제공 인천시)

1993년 삼성그룹이 이천전기를 인수했다가 5년 뒤 1998년 일진그룹에 매각했다. 일진전기 인천공장은 2014년 일진전기가 공장을 충청남도 홍성으로 이전하면서 폐공장이 됐다.

일진전기 용지는 약 7만3000㎡ 규모다. 공장과 사무동 등 건물 11동이 남아있다. 일진전기가 떠나고 폐공장터는 특유의 분위기로 영화나 광고 촬영 장소로 사용되거나 가끔 전시공간으로 사용됐다.

시는 일진전기 용지를 포함한 화수부두 일대와 북성포구 일대를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보전‧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인천연구원, 인하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인천시 건축자산 기초조사’를 했다. 이후 북성포구‧화수부두 일대 건축자산이 사라지지 않게 대책 마련과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시는 역사성 있는 건축자산이 사라지는 것을 막고 구도심 활성화까지 목표하고 있다. 기초조사를 토대로 올해 1월 ‘건축자산 보전방안과 진흥구역 지정, 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했다. 용역기간은 18개월이다. 

동구 화수동에 위치한 일진전기 인천공장 전경(사진촬영 노택균)
동구 화수동에 위치한 일진전기 인천공장 전경(사진촬영 노택균)

손장원 인천재능대 교수는 "화수부두와 북성포구 일대는 인천 임해공업의 시작 장소라는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일진전기와 같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최대한 보존해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건축계획팀 담당자는 “일진전기는 인천의 근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축 자산”이라며 “개발로 인해 사라지지 않게 보전하고자 한다. 활용 가능한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화수부두 일대를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키 위한 용역을 하고 있고 용역이 완료되면 활용 방안도 구체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ㆍ“인천 동구, 건축자산 조사·보존에 적극 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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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구는 일진전기 용지에 '공업지역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시와 구 사이에 마찰이 예상된다.

2019년 12월 동구는 일진전기 용지를 활용해 동구를 선도할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공업지역 상업 혁신구역 활성화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했다.

동구는 일진전기 용지 중 약 2만3000㎡에 공업지역 활성화를 위해 주거·복지·창업시설 등을 포함한 융‧복합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동구 관계자는 “LH가 사업을 위한 용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가 건축자산 진흥구역 지정을 준비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진행 중인 사업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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