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주변 환경개선과 공공일자리 창출 효과
일반쓰레기 투기 근절 등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인천투데이=이형우 기자 l 아파트 입주민의 협력으로 주택가 주민도 아파트 주민처럼 쓰레기 분리수거와 배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훈훈한 풍경이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에서 계속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3월 ‘아파트와 함께하는 재활용품 선별·공유사업’을 본격 실시했다.

주택가 분리수거 배출에 협력하는 아파트는 관교동 삼환아파트 1단지다. 관교동이 인천의 대표 '버리스타(인천시가 제안한 버리다와 스타의 합성어로 분리수거와 재활용 등을 잘하는 별 같은 시민을 뜻함)'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 사업은 주택가의 재활용품을 모아 아파트 분리수거장으로 옮기는 사업이다. 주택 주민들은 아파트 주민처럼 지정된 장소에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할 수 있다.

미추홀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와 연계한 ‘마을환경관리사’가 주민들이 모은 재활용품을 모아 정리하고 아파트 분리수거장으로 옮긴다.

관교중학교 뒤 공터 분리수거장.
관교중학교 뒤 공터 분리수거장.

관교동행정복지센터는 지난해 8월부터 승학어린이공원 주변 공터를 분리수거지역으로 지정해 삼환1단지아파트와 시범 사업으로 진행했다.

센터는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11월까지던 사업기한을 12월로 연장했다. 또 관교중학교 뒤 공터에 분리수거장을 추가 운영했다. 이후 주민들의 반응이 계속 좋아 시범 사업을 무기한 연장했고, 올해 3월 정식 사업으로 추진했다.

분리수거지역 2곳 중 관교중 분리수거장은 주민들의 편리와 깨끗한 골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승학어린이공원 분리수거장은 현재 운영되지 않고 있다.

두 분리수거장이 성공 또는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관교동 11·12통 통장을 만났다.

관교중학교 뒤 공터 분리수거장 내부 모습.
관교중학교 뒤 공터 분리수거장 내부 모습.

“쓰레기봉투 사라져 골목 깨끗해”

사업 시행 전, 주택 주민들은 재활용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특정 요일에 배출했다. 특정 요일이 되면 집 앞마다 재활용 쓰레기를 모은 비닐봉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재활용품이 지정된 장소에 모이며 골목은 깨끗해졌다. 두 통장은 “골목마다 있던 쓰레기 봉투가 사라져 주택가 골목이 깨끗해지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며 깨끗해진 길거리를 호평했다.

또 “특정 요일에만 배출해 불편했지만 상시 설치된 분리수거장을 매일 배출할 수 있어 편했다”고 덧붙였다.

공공일자리 창출 효과도 생겼다. 미추홀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와 연계한 마을환경관리사들이 분리수거장 관리와 재활용쓰레기를 아파트로 배달 등 업무를 맡았다. 

관교동 행정복지센터는 시범 운영기간(4개월) 동안 동안 재활용 쓰레기 수집운반 대행업체 수거량이 35톤(100리터 비닐봉투 기준 2205개 분량)을 수거해 처리비용을 1000만 원 이상 절약했다고 전했다.

승학어린이공원 공터 분리수거장. (사진제공 관교동 행정복지센터)
승학어린이공원 공터 분리수거장. (사진제공 관교동 행정복지센터)

“성숙한 시민의식과 구청 지원 필요”

두 통장은 승학어린이공원 공터 분리수거장이 없어진 이유를 일부 주민들의 무단투기 때문이라고 아쉬워 했다. 밤 늦은 시간, 설 연휴 등 마을환경관리사가 없는 시간에 일부 주민들이 분리를 안하고 배출하거나 일반 쓰레기를 버렸다.

두 통장은 분리수거장의 위치 문제도 지적했다. 분리수거장은 냄새 등 위생문제로 거주지와 일정거리 떨어진 적당한 공터가 필요하다. 주택가 특성상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분리수거장을 마련할 장소 선정이 어렵다.

관교동 행정복지센터는 사업 확대를 위해 미추홀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추홀구 사업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일자리’ 사업이 끝나면서 마을환경관리사 인원이 축소됐다.

또한 센터는 컨테이너 박스 등 다양한 분리수거 대안을 제시했지만 이를 활용하기에 마땅한 공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두 통장은 “일부 주민들의 안일한 행동으로 승학어린이공원 분리수거장이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며 “사업이 꾸준히 지속되길 바라며 시민들의 의식 개선으로 재활용 쓰레기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교동 관계자는 "많은 주민들이 올바른 분리 배출로 골목골목 청결한 관교동 조성에 동참하길 희망한다"며 주민들의 동참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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