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21)

+숙취와 아세트알데히드 =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인체에 해를 입힌다. 공장 폐수나 오염된 공기 중에 많이 포함돼있는 대표적 유해 물질이다.

새집증후군이나 암모니아와 함께 생활 냄새의 주범이기도 하다. 알코올의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얼굴을 붉어지게 하고 구토를 유발하며 가슴이 뛰게 하고 혈압이 오르게 한다.

술에 취하는 정도와 깨는 속도가 다른 것은 알코올의 분해 능력에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마셔도 금세 얼굴이 붉어지는 홍조증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간이 나쁜 것이 아니고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아세트알데히드를 잘 제거하지 못하는 이상 체질을 가진 사람이다. 동양인의 약 30%에서 관찰되는 예로, 서양인보다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과음한 다음 날 우리들을 괴롭히는 숙취에도 관여한다. 술 마신 다음 날 ‘숙취를 느낀다’는 것은 체내에 아세트알데히드가 남아 있어 지속적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술이 깬다’는 것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분해돼 몸에서 없어졌음을 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 날 아침이나 점심에 주로 숙취를 느끼게 되며, 심할 경우 1~2일간 숙취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심하게 숙취를 느끼는 사람은 독성이 강한 아세트알데히드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들로 다른 사람에 비해 음주로 건강에 타격을 받는 정도가 훨씬 심하다.

+적절한 음주량 = 사회생활을 하면서 음주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몸을 크게 해치지 않는 하루 1회 알코올 섭취량은 어떻게 될까?

미국 농림부에서 발표한 식품 섭취 기준을 보면, 맥주 340cc에 포함된 알코올을 기본단위 1잔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알코올 12g을 함유하고 있어, 우리가 흔히 마시는 21% 소주 360cc 1병에 포함된 알코올은 60g으로, 5잔에 해당한다.

적절한 음주에 대한 기준은 다양하나, 보통의 성인 남성이 1일 24g 이하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을 ‘적절한 음주량’의 기준으로 하고, 1일 24~48g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을 중등도 음주, 48g 이상 마시는 것을 과도한 음주로 분류하는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인다.

이 기준은 성별, 나이, 신체 조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젊고 건장한 남성이 나이가 많은 남성보다,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빨리 알코올 대사를 시킬 수 있다. 실제로 같은 양의 알코올을 남녀가 마셨을 경우, 여성에서 알코올 혈중 농도가 높아, 여성들이 남성보다 간, 뇌 또는 심장 조직 손상을 많이 받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여성의 평균체중이 남성보다 적을 뿐만 아니라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에 더 많은 지방조직이 있어 상대적으로 물의 양이 적은 체질적인 차이가 있다. 술은 지방보다 물에 잘 녹기 때문에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남성보다 여성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은 이유로 음주자의 체중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만인 사람은 인체에 더 많은 지방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동시에 물의 양도 많기 때문에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혈중 알코올 농도는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낮다.

따라서 여성이나 체중이 가벼운 사람, 알코올 분해효소 양이 적은 노인은 알코올의 영향을 더 민감하게 받으므로 적절한 음주량의 기준을 보통 성인 남성의 반으로 한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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