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인천 청년 피해사례와 대안방향 토론회
청년 예술가·창업가·노동자 코로나19 피해사례 공유
"인천시, 청년실태 파악과 당사자 얘기 반영해 정책내야"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인천 청년들이 코로나19 피해를 호소하며 대안방향을 제시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주관, 인천청년유니온(위원장 김민규)이 주최한 ‘코로나시대 인천 청년피해사례와 대안방향 토론회’가 9월 25일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인천청년광장(대표 이정은) 등 청년단체와 청년예술가, 청년창업가, 청년노동자가 토론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예술·창업·노동·생활안정·심리 등 각 분야별 청년들의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방향을 제시했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인천시가 코로나19 피해실태조사를 하지 않고,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당사자와 소통해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했다.

 ‘코로나시대 인천 청년피해사례와 대안방향 토론회’가 9월 25일 온라인으로 열렸다.(인천청년유니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코로나시대 인천 청년피해사례와 대안방향 토론회’가 9월 25일 온라인으로 열렸다.(인천청년유니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청년 예술가·창업가·노동자 코로나19 피해사례 공유

정예지 문화기획 단체 ‘청년인력소’ 대표는 코로나 이전에도 지역 청년 문화예술의 입지가 좁았고, 각종 청년정책과 문화정책에서 소외를 느꼈다. 코로나19 시기 공연이 거의 취소돼 청년예술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일상이 재난’이라고 했다. 특히, 인천 문화예술학고 대학생들은 졸업작품전 조차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일상이 재난이라고 표현하며 “시가 코로나19로 기획됐던 행사들을 취소하고, 대안없이 통보했다”며 “비대면 전환이 가능한 사업들도 있는데 무조건 행사를 취소하고 연기하는 것은 문화예술인을 점점 더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가 지역 예술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실효성있는 정책 지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청년예술인 육성이 지역문화 진흥의 관건이다. 시가 실태파악을 우선적으로 하고 소통구조를 만들어야 지역에 청년예술인들이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창업가 홍성현씨는 파티룸 공간대여 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부터 매출에 적자가 났고, 4월 저금리 대출을 받아 겨우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소상공인 지원 정보들이 혼재하고, 신청 상담에만 대기가 길어 대출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인천신용보증재단 저금리 대출 등을 상담하는 데만 3주가 걸렸고, 대출금을 받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정말 돈이 없던 시기였기에 빠른 행정처리가 필요했으나 시급성을 못 따라온 것”이라며 “폐업한 사람들에게 50만 원 주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폐업 직전인 소상공인에게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서류절차를 축소해 빠른 대출 지원 ▲ 임대인에게 재산세 감면 등을 해줘 임대료 감면 독려 ▲방역용품 지원 등 대안을 제시했다.

청년노동자 조건희씨는 쿠팡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던 지난 5월 그 곳에서 일해 자가격리를 받았다. 그러나 자가격리를 하며 생긴 기회비용과 불안감에 대해 지자체나 정부가 보상하지 않았고, 자가격리자에게 지급되는 물품조차 지급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쿠팡 확진자와 접촉한지 열흘이 넘게 지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자가격리일수 조차 알기 어려웠다”며 “사태 직후 관공서 전화가 폭주했을지라도 안정된 추후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것은 노동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를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제 가정과 경제적 부담이 있는 분들은 이런 경우 생계까지 위협당할 것”이라며 “시와 지자체는 이런 생계위협 상황을 고려해 자가격리 통보시 지정된 수당 지급과 생필품을 제대로 지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청년광장이 인천청년유니온과 함께 올해 3월에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인천 청년들의 피해사례’ 실태조사 일부.()
인천청년광장이 인천청년유니온과 함께 올해 3월에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인천 청년들의 피해사례’ 실태조사 일부.(인천청년유니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인천시, 청년 실태 파악과 당사자 얘기 반영해 정책내야"

이에 이정은 인천청년광장 대표는 인천청년유니온과 함께 올해 3월에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인천 청년들의 피해사례’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심리적 피해사례를 들며 ▲공공일자리 확충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시 해고 금지 조치 필요 ▲예술 프리랜서들과 새로운 축제 구상위한 소통 등 적절한 지원정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지원정책 중 청년들이 사각지대에 있고, 이들의 위기는 경제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며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앞으로 한국사회가 겪는 문제일 것이며, 이들의 삶의 패턴에 맞는 지원책이 앞으로 한국사회에 필요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으로 들어가고 민과 관이 함께 논의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우울증 진료건수가 9만34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7394건)에 비해 28.3% 늘었다. 30대 우울증 진료건수도 지난해 6만7394건에서 7만7316건으로 늘었다.

선민지 인천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서울과 부산은 청년 심리 지원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시장 직속 기구인 청년청을 출범해 청년당사자 얘기를 기반으로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인천도 청년 실태를 파악하고, 당사자 얘기를 반영해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정책을 주도해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