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18)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료 가능한 고혈압

치료법에는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이 있다. 비약물요법은 나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치료로 여기에는 금연ㆍ금주ㆍ체중 조절ㆍ적절한 식사요법(과식과 짠 음식 피하기)ㆍ스트레스 관리ㆍ규칙적인 운동이 포함된다. 이러한 비약물치료들은 고혈압의 근본적인 치료이면서 당뇨병ㆍ 고지질혈증과 같은 성인병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많은 고혈압 환자에서 당뇨병ㆍ고지질혈증이 동반되는데,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혈당과 혈중 기름기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합병증 발생도 줄어든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모든 성인병을 약물 투약 없이 조절할 수도 있다.

생활습관 개선이 ‘성인병 원인 치료’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모든 성인병이 함께 치료되는 것이다. 경증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 약물요법을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는 약의 반응도를 높이므로 모든 고혈압 환자는 ‘약물 치료 전’에 혹은 ‘약물 치료와 같이’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약물 투여량을 최소로 한 상태에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최소로 할 수 있다. 

염분 섭취량 줄이기

염분 과잉 섭취는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므로 고혈압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은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염분 섭취량을 1g 줄이면 혈압은 1mmHg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익숙해진 입맛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단계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염분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요령이다. 먼저 절인 음식ㆍ건어물ㆍ치즈ㆍ어묵ㆍ베이컨ㆍ소시지 등 염분이 많은 식품의 섭취 횟수를 줄이고, 요리에 소금과 간장을 추가로 넣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요리를 할 때 소금 대신 후춧가루나 고춧가루와 같은 향신료를 이용하거나 파나 마늘 양념을 사용하면 소금이나 간장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생선구이는 소금이나 간장 양념 대신 레몬이나 식초를 사용하면 깔끔한 신맛이나 간이 부족한 느낌을 보충해줄 수 있다. 간을 스며들게 하지 말고 겉 부분에만 하면 적은 양의 소금으로도 혀를 만족시킬 수 있다.

요리마다 가장 맛있는 온도가 있다. 튀김ㆍ생선구이는 뜨거울 때 먹으면 소금을 적게 사용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국물에는 다량의 염분이 들어 있어 라면ㆍ국수ㆍ설렁탕 국물을 모두 마시면 이것만으로도 하루 염분 섭취량을 넘길 수 있다. 탕이나 면을 먹을 때 가능하면 국물을 남기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혈압을 갑자기 올리는 나쁜 습관들

▲ 담배를 피우면 혈압이 상승하며, 상승한 혈압은 담배 한 개비당 15분 이상이나 지속된다. 대변을 볼 때 힘을 세게 줄 경우 혈압이 60mmHg 정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기나 단거리 달리기와 같은 무산소 운동은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특히 숨을 멈추고 힘을 쓰는 운동은 혈압을 급상승시키므로 아주 위험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이라도 운동 강도가 높으면 숨이 차게 돼 무산소 운동에 가까운 상태가 되므로 강도 높은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으로 고혈압 치료를 시작할 때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수축하고 교감신경을 자극한다. 또한 연기에 들어 있는 일산화탄소가 혈액량을 증가시킨다. 이 두 가지 작용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 혈압이 상승한다. 상승한 혈압은 담배 한 개비당 15분 이상이나 지속되기 때문에 골초인 사람은 항상 혈압이 높은 상태가 된다.

일반적으로 대변을 볼 때는 숨을 멈추고 아랫배에 힘을 준다. 힘을 세게 줄 경우 혈압이 60mmHg 정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도 오전 중 혈압이 약간 높은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 중에는 새벽에 혈압이 특히 높아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를 ‘조조고혈압’이라 하며, 이런 사람은 중풍이나 심근경색 등의 발생 위험이 높다고 한다. 조조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급격한 운동이나 흡연을 피하는 게 좋다.

기온이 갑자기 변할 때 특히 따뜻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면 몸이 자극을 받아 혈압이 단숨에 상승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큰 문제가 없으나 혈압이 높은 사람, 특히 조조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 따뜻한 물속에서 하는 목욕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40℃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목욕을 하면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찬물을 끼얹거나 냉탕에 들어가면 혈압이 급상승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여름에는 40℃ 미만의 따뜻한 물속에 10분 정도 몸을 담그는 것이 좋고, 머리까지 담그는 것보다는 반신욕이나 겨드랑이까지 담그는 정도가 알맞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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