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지수 선생의 담벼락 글쓰기 ⑩

국회의원을 만나보자던 아이들의 바람이 이뤄졌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일하는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과 연락이 닿은 것이다. 보좌관과 2월 21일에 약속을 잡았다.

 

현애자 의원을 만나기 위한 준비 - 의정활동 찾아보기

 

“국회의원을 만나게 됐다”
“정말요?”
“연락이 왔어”
“누구요?”
“현애자 의원이야”
“그 분이 어떤 일을 했는데요?”

원숭이 꽃신

어린이도서연구회. 정휘창 지음

원숭이가 잣을 많이 가졌다는 소문을 들은 오소리는 잣을 빼앗을 꾀를 생각했다. 처음에 꽃신을 선물하는 척 하다가 원숭이 발바닥이 신발을 안 신으면 안 되게 보드라워지자 나중엔 비싼 값으로 팔았다. 꽃신 없이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게 된 원숭이는 울며 겨자 먹기로 꽃신을 비싼 값으로 사서 신게 됐다. 결국 원숭이는 가지고 있던 잣을 모두 뺏기고 오소리의 종이 됐다.

“우리 현애자 의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했는지 한번 볼까?”
“어머! 이 아줌마가요, 암환자 진료비를 낮췄대요” “야! 국회의원한테 아줌마가 뭐냐?” “뭐 어떠냐? 그럼 아저씨냐?”
“아는 사람 중에 가족이 암환자가 있는데 진료비 때문에 집을 팔고 결국은 빚을 지기도 했어. 그래도 그 집은 전에 가지고 있던 돈이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가난한 집에서 암 환자가 생기면 제대로 치료 한번 해보지 못한단다”
“그런 환자들은 나라에서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치료도 못 받고 죽는 건 너무 비참하잖아요” “그러면 이분이 정말 좋은 일을 한 거네요?” “저는 국회의원은 싸움만 하는 줄 알았는데 좋은 일도 하네요”

“나는 현애자 의원이 한 일 중에서 쌀개방에 반대한 게 정말 인상적이더라”
“지난 11월 23일에 국회에서 쌀이 개방되었잖아. 국회 밖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농민들이 쌀은 절대 개방하지 말라고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국회의원들이 결국 쌀개방을 하니까 막 우시더라고”
“그 사람들은 우리나라 쌀 안 먹는대요? 외국 쌀엔 농약도 많을 텐데. 그리고 농민들이 다 망해서 농사 안 지으면 어떡해요?” “왜 그랬대요?”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쌀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이유지. 그리고 쌀을 개방하면 다른 부분에서 이익을 볼 거라고 생각한 거지”
“국회의원들은 원숭이 꽃신도 못 봤대요?”
“그러게. 원숭이 꽃신을 봤으면 안 그랬을 것 같은데…”

현애자 의원과의 만남

드디어 21일이 됐다. 우리가 국회를 방문하는 기간이 본회의 기간이라 국회의사당은 구경하지 못하고 헌정기념관을 돌아보았다.
헌정기념관은 1998년 국회 개원 50년을 기념하며 지어졌다고 한다. 제헌국회 때부터 16대 국회까지 발자취가 담아진 전시실을 구경하고 보좌관과 약속한 국회의사당으로 갔다.

국회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는 생각에 공연히 설레기도 했다. 그런데 민간인은 직원들이 식사하는 시간에는 들어갈 수가 없단다. 할 수 없이 바깥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우리 세금으로 이 건물을 만들었는데 왜 우리는 밥을 먹을 수 없나요?”
“우린 여기 직원이 아니니까 그런 거지”
“그런데 치사해요. 나중에 내가 국회의원 되면 사람들이 마음대로 들어와서 밥 먹게 할 거에요”
아이들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우리는 의사당 뒤편에 자리한 잔디운동장에서 놀며 시간을 기다렸다. 그래도 아이들은 역시 순수하다. 한참 짜증을 내다가도 잔디운동장을 보니 구르고 눕고 달리고 신이 났다. 학교 운동장에도 잔디가 깔려 있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우리가 놀고 있는 사이 현애자 의원이 왔다. 아이들은 현애자 의원 사이트를 보고 정성스레 쓴 편지를 전달했다.
“의원님, 국회의원은 한 달에 월급을 얼마 받아요?”
“원래 국회의원은 한 달에 700만원 정도 받아요. 그런데 저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은 180만원 받고 나머지는 특별당비로 민주노동당에 보냅니다”
“왜요?”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농민의 정당이에요. 현재 국회의원 월급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만큼만 받는 거에요”

간담회를 마치고 차에 올랐다.
“선생님, 저는 의원님이 한 말 중에서 좋았던 말이 있어요”
“뭔데?”
“나는 농민이라고 한 말이요. 국회의원이 되고 다들 농사 안 짓고 서울로 갈 거라고 했는데 가족들은 지금도 남아서 농사짓고 있고 나중에 의원님도 다시 농사짓겠다고 한 거요”
“한번 국회의원이 되면 다시 농사는 안 지을 것 같은데, 정말 국민을 아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저도 이 다음에 국회의원 될래요”

현애자 의원님께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 일신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3반 최명규라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의원님이 하신 일을 보았는데 쌀개방 반대, 암환자 무료 진료 등에 시위를 하셨다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특히 건강에 나쁜 외국쌀을 개방하는 것을 반대하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풍토가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것은 알았지만 이번에 우리나라가 고쳐야 할 점에 대해서 아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는데 국회의원들은 월급을 얼마나 받는지 궁금합니다.
건의사항도 있는데 요즘 놀이터는 페인트가 벗겨져 있고 그네는 썩어 무너져 가고 있는데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6년 2월 15일  최명규 드림


* 박지수(29세) 선생은 일신동에 있는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있는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늘 아이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합니다.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 · 528-7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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