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2학년도 대입 정시준비는 이렇게

올해 수능에서 중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이 떨어져 입시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달 30일에 발표된 수능 성적표를 토대로 이제 본격적으로 정시전형 지원을 준비해야 할 때다. 아직 수시 결과 발표가 남아있지만 자신의 수능성적을 중심으로 미리 정시 지원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좋다.

우선 자신의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정확히 분석하고, 정시 대학별 모집요강을 참조해 수능 반영영역, 반영비율, 가감점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지원가능대학을 모집 군별로 3~4개 선별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집 군별 지원전략’도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올해 지원 성향, 지망대학 모집 군별 특성, 최초합격자들의 중복합격에 따른 예비대기자의 추가합격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한다. 2012학년도 정시전형의 변수들을 살펴봤다.

▲ 인천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입시설명회.

1.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

2012학년도 정시의 참고 자료는 당연히 2011학년도 합격자 데이터다.

모든 대학이 합격자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홈페이지 입시정보를 찾아보면, 전년도 결과를 발표하고 수험생들에게 참고 자료로 활용하도록 안내하는 고마운 대학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의 합격자 데이터를 보면 쉽게 표준점수의 합이나 백분위 합으로 알려주는 대학도 있지만 ‘대학환산점수’를 발표하는 곳도 있어 경험이 부족한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내 성적과 결과를 비교해야하는지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환산 성적을 발표한 대학은 진학담당 교사와 확인하거나 사설 기관의 프로그램 또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환산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성적과 2011학년도 합격자 성적을 비교 분석해 보면 지원이 가능한지,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2012학년도의 환경적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수험생들이 이런 변수를 극복하고 지원 가능 대학과 학과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지원을 하기 위한 첫 번째 참고 자료는 바로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발표하면 2011학년도 결과와 영역별 백분위 누적인원을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발표되는 도수분포 자료에는 백분위 성적이 없기 때문에 사설 입시기관들이 분석 발표했던 2011학년도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자료를 참고해 2012학년도 자신의 영역/과목별 백분위 위치를 비교, 동일한 백분위에 포함된 누적인원을 2011학년도와 비교하는 작업을 선행해야한다.

2011학년도 결과보다 누적인원이 증가했다면 목표대학에서 발표한 합격자 성적과 동일한 성적이라도 조금은 하향 지원을 해야 하며, 누적인원이 줄었다면 하향이나 안정 지원 없이 과감한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특히 2012학년도는 외국어영역에서 동점자가 많고 2011학년도보다 영역별 만점자로 인해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의 합격자 예상이 매우 어려운 상태다.

정시전형 지원 시 첫 번째 변수인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확인하도록 하자.


2. 지원자 성향 파악

2011학년도보다 자연계열 지원자가 소폭 증가했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

2012학년도 수능을 예상할 때 수리영역 출제범위의 변경으로 인문계열 지원자가 줄어들고 졸업생의 지원율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원자 현황을 보면 재학생 인원이 1만 5300여명 감소했고 졸업생은 2700여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나형의 경우 출제범위 증가로 3만명이 넘게 감소했고, 가형은 1만여명 증가했으며 사회탐구는 2만여명 감소했다. 과학탐구는 가형 증가폭인 1만여명 증가했다. 또 눈여겨봐야 할 사항은 직업탐구 선택자의 수가 2011학년도보다 1만명가량 감소했다는 것이다.

직업탐구를 선택하는 전문계고교전형의 합격 예상 성적이 모집인원의 변동이 없는 상태라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어영역 성적에 따라서 인문계열 지원자가 언어반영 비중이 적거나 제외되는 자연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지원 성향이었지만, 2012학년도에는 자연계열 지원자가 늘어난 만큼 거듭 고민해보고 결정하는 지원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의 성적에서 유·불리함을 찾는 일은 수험생 모두에게 필수적이다. 나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전형이 경쟁자에게도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유리한 전형을 찾았다고 해서 쉽게 합격할 것이라 생각해서도 안 된다.

3. 쉽게 출제된 수능

2012학년도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징후는 지난 6월과 9월에 실시됐던 학력평가 결과에서 나타났으며, 교육과정평가원이 2011년 초반부터 영역/과목별 만점자 1%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놀랄 만한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2011학년도 수능보다 쉬웠다는 것이지 2011년 실시됐던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6월과 9월의 학력평가 난이도에 비해선 어려웠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고교 현장의 진학담당교사와 수험생들 모두 시험이 쉬웠다는 데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1교시 언어영역은 1년 동안 치룬 어떤 모의고사보다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에 중위권 수험생들은 쉽게 출제됐다는 것에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채점 후 영역별 예상 누적 인원을 파악해본 결과, 1등급과 2등급의 전체 누적 인원은 2011학년도 결과와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늘어난 인원만큼 줄어든 구간은 있기 마련이다. 3등급에 포함된 영역/과목별 누적 예상 인원은 2011학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2012학년도 수능은 상위권에 속해 있는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작전과 하향 지원 그리고 수도권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이 2011학년도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영역별 만점자와 1등급 구분점수와의 표준점수 차이가 2011학년도보다 대폭 축소돼 누구에게나 안전한 지원은 없다고 생각해야한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경우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 차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위권 수험생들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한 상태이며,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의 성적이 합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영역의 변별력이 최소화됐고 언어영역에 취약한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에 수리 가형의 반영비율이 높은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의 성적이 합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4. 수시 추가합격 실시

그동안 수시 추가합격자 발표는 일부 대학에서 비공개로 진행돼왔으며 지방 소재 사립대학 중 신입생 충원을 위해 실시하던 제도였다.

수시전형에서 미등록 인원은 정시로 이월돼 모집했고 정시로 이월되는 비율은 7%부터 55%까지 많은 인원이 정시로 이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2012학년도부터 수시 미등록 인원에 대한 추가 모집을 공개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2011학년도와 비교해 5~20% 정도로 축소될 것이라 생각된다.

수도권 특히 서울권 대학들은 수시 미등록 이월 비율이 30% 미만인 경우가 가장 많지만, 5일 동안의 추가합격자 발표와 등록 기간으로 인해 정시 경쟁률 상승과 합격자 성적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전망된다.

5. 모집 군 변경과 분할모집

2011학년도와 다르게 모집 군이 변경되는 대학은 7개 대학이다. 모집 군이 축소되거나 확대되는 경우 동일한 합격 점수에 놓인 경쟁대학들의 미묘한 신경전은 상상 외로 치열하며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각 대학들의 입시요강 변화와 모집 군 변경은 중하위권 대학일수록 매우 심하다.

수험생들이 유의해야하는 군은 바로 ‘다’군이다. ‘다’군의 경우 추가합격자가 많기 때문에 상향 지원을 하는 군으로 잘못 인식돼있다. ‘다’군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의 경우 전형 일정의 빠듯함 속에서도 분할 모집을 하거나 군을 변경시키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가’군과 ‘나’군에서 불합격한 우수한 성적의 지원자들을 선발하기 위한 대표적인 대학이 건국대와 홍익대다. 이들 대학에서 ‘가’군이나 ‘나’군에서 합격한 지원자들의 성적보다 ‘다’군에서 합격해 등록한 지원자들의 성적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최종 합격자 성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숙명여대처럼 ‘다’군에서 선발했던 인원을 2012학년도에는 선발하지 않는 예외도 있지만, 추가합격자 번호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성적이 낮지 않다는 것을 수험생들은 유의하고 ‘가’군이나 ‘나’군에서 안정 지원을 했다면 ‘다’군에서 상향지원을 검토하는 것이 기본전략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자칫 ‘가’군과 ‘나’군에서 합격 예측이 실패한다면 세 번의 기회를 모두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과 자료 제공·인천청솔학원 안재형 입시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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