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 ⑫

식이섬유 =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인체의 소화효소로 소화ㆍ흡수되지 않아 변으로 배출되는 성분이다. 식이섬유는 장 속에서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고 배출되는 ‘불용성’으로 나뉜다. 이전에는 음식물 찌꺼기로 간주됐는데, 현재는 유익한 작용이 확인돼 5대 영양소에 이어 제6의 영양소로 중요시된다.

수용성 섬유에는 실리움ㆍ베타 그루칸ㆍ펙틴ㆍ구아검 등이 있으며 김ㆍ미역ㆍ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버섯류, 그리고 채소보다는 사과ㆍ귤ㆍ 키위 같은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주로 식물의 세포벽에 존재하며 셀룰로오스ㆍ헤미셀룰로오스ㆍ리그린이 여기에 속한다. 곡류나 콩,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칼로리도 없는데 왜 건강 유지에 필요한 성분일까. 수용성 식이섬유는 흡수되지 않고 장내에서 음식물과 소화액의 수분 사이에 녹은 상태로 존재해 젤과 같은 형태로 점성(viscocity) 변화를 초래해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느리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당질의 소화와 흡수가 느려져서 혈당이 천천히 상승하고, 그 결과 체내 인슐린 요구량이 낮아져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는 소장 안을 천천히 이동하면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을 흡착, 대장으로 운반한다. 콜레스테롤은 담즙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된다. 식이섬유가 담즙을 장에서 흡착해 체외로 배출하면 간에서 부족한 담즙을 보충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사용하게 되며, 콜레스테롤 소모를 촉진, 결과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줄어들게 돼 동맥경화증 예방으로 이어진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비피더스균과 같이 유익한 균의 먹이가 돼 장내 증식을 도와 유해한 균의 증식을 막는 효과가 있다. 또한 수분을 흡수해 변의 수분 함량을 늘리고,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장의 환경을 좋게 만들어 변비에 좋다. 장내 여분의 염분을 흡착해 배출시키므로 혈압 조절을 돕기도 한다.

국내와 해외 기구에서 심혈 관계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제시한 하루 식이섬유 섭취 권장량은 20~30g 이상이다. 각 기구마다 차이가 있으나 전체 식이섬유 섭취량에서 반 이상을 수용성 식이섬유로 섭취할 것을 권유한다.

문제는 하루에 이 많은 양의 식이섬유를 먹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고구마 3kg을 먹어야 하루 권장량을 맞출 수 있다. 따라서 한 가지 음식으로 맞추기는 어려우며,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정제하지 않은 곡류에는 많은 식이섬유가 들어 있으므로 아침 식사를 식빵에서 호밀빵이나 시리얼로 바꾸고, 우유 대신 채소나 과일주스를 마시고 저녁 식사로는 도정되지 않은 현미에 콩, 잡곡을 많이 넣은 밥에 미역국, 김, 채소를 이용한 반찬을 만들어 먹으면 어렵지 않게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

사과는 껍질에 식이섬유가 많으므로 껍질 째 먹는 것이 좋다. 면류는 밀가루로 만든 국수나 우동보다는 메밀국수에 식이섬유가 많다. 채소류는 가열하면 부피가 줄므로 삶거나, 볶고 데치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들은 칼로리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체내에 들어가면 수분을 흡수해 팽창하는 성질이 있어 포만감이 쉽게 느껴져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식이섬유의 소화ㆍ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성장기 어린이, 장에 가스가 차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은 지나친 섭취를 피한다.

식물성 스테롤 혹은 스테놀 = 식물성 스테롤 혹은 스테놀은 콩ㆍ옥수수와 같은 식물성 기름이나 견과류, 과일이나 채소 등에서 발견되는 천연 물질이다. 식물성 스테놀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기전은 콜레스테롤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식물성 스테놀이 음식물로 섭취하거나 간에서 담즙으로 배출한 콜레스테롤이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은 결과이다.

마가린ㆍ요구르트ㆍ시리얼ㆍ오렌지 주스 등에 식물성 스테놀이 첨가된 경우도 있으며, 건강식품용으로 캡슐 형태로도 판매되고 있다. 하루 2g의 스테놀을 복용하면 1주 내로 저밀도지질단백이 5~15%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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