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진료실서 알려주지 않는 성인병 이야기⑪

 

▲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과장.
콜레스테롤은 노폐물이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생활습관은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습관과 거의 같다고 해도 무방하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많이 포함하는 저밀도지질단백을 20~30% 줄일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감량법은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 포화지방산이 낮은 음식 섭취 = 몸무게 7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우리 몸에는 약 140g의 콜레스테롤이 존재한다. 그중 혈액 중 콜레스테롤은 고작해야 8g 정도로, 80% 이상이 저밀도지질단백 형태로 존재한다. 8g의 콜레스테롤 중에서 매일 1g이 담즙으로 배설되고, 1g이 새로이 혈액으로 유입된다. 사람은 식품으로 섭취하거나, 간에서 합성해 콜레스테롤을 조달하는데, 그 생산량은 콜레스테롤 섭취량에 따라 달라진다.

큰 원칙은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증가하면 체내 합성이 감소하고, 간에서 담즙으로 전환돼 더 많은 양이 제거되는 것이다. 그 반응성은 개인차가 크다. 또한 장의 콜레스테롤 흡수율에도 개인차가 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합성하고, 장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흡수하는 체질인 사람은 평소 콜레스테롤 섭취가 적어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평균적으로 음식물을 통해 얻는 콜레스테롤은 전체 콜레스테롤의 30% 정도이며, 나머지 70%는 식품의 영양성분인 포화지방과 당질이 분해돼 생긴 물질을 재료로 새로 만들어진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간이 몸에서 필요로 하는 분량 이상의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낼 때에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

포화지방을 많이 포함한 음식은 지방 함유가 높은 육류와 베이컨ㆍ소시지ㆍ햄 등 육류 가공식품, 치즈나 아이스크림, 우유와 같은 유제품, 코코넛이나 팜유 등이 있다.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을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증가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므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 육식을 하지 않는 스님도 콜레스테롤이 올라갈 수 있다. 콜레스테롤의 70~80%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이나 포화지방을 원료로 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어도 올라가고 체질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도 있다.
생선에도 콜레스테롤이 있으나, 지방 함량이 적고 포화지방이 아닌 불포화지방이므로, 같은 양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한 육류를 먹었을 때와 비교할 때 혈중 콜레스테롤은 덜 올라간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한 새우에는 지방이 거의 없다. 그나마 있는 지방도 불포화지방이다. 새우를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거의 없어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반면 삼겹살은 콜레스테롤 함량은 새우보다 적어도 지방 함량이 많고 대부분 포화지방이라 섭취 후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증가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이 올라갈 수 있다.

콜레스테롤은 고기를 먹을 때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과자와 머핀ㆍ패스트리ㆍ케이크ㆍ비스킷 등을 먹어도 콜레스테롤은 올라간다. 식물성 기름인 팜유와 코코넛 기름도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팜유를 사용한 커피프림ㆍ라면ㆍ스낵류나 코코넛 기름이 많은 초콜릿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갈 수 있다.

고기를 먹지 않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이런 음식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음식도 많이 먹지 않는데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체질적인 요인이 크다. 따라서 건강검진 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쁘게 나왔더라도 평소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면 굳이 식습관과 연결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 섭취 = 콜레스테롤의 지속적인 과다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달걀 1개에는 210mg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돼있다. 많은 임상연구에서 달걀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했다.

한국은 서양과 달리 식단에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이 상대적으로 적어 한국인들에서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원인은 콜레스테롤 과다섭취보다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 양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심장학회에서는 일반인의 경우 하루 300mg 이하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권장하고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나 당뇨병과 같이 심장병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하루 200mg 이하로 섭취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일반인도 하루 200mg 이내로 조절하도록 권고하는 추세이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달걀은 일주일에 2개 이하를 먹도록 하고 있고, 어쩔 수없이 달걀을 이용한 요리를 하는 경우에는 가능한 노른자를 제거하도록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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