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부개동 나양이씨, 남 모르게 선행 베풀어

20년 동안 해마다 쌀을 1톤 넘게 이웃돕기에 내놓은 이가 있다. 그 주인공 나양이(52ㆍ부개동)씨는 그동안 이 같은 선행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청천2동 양기환 동장이 수차례 설득한 끝에 인터뷰에 응했다.

나씨는 20여년 전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이 됐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까닭 없이 몸이 아팠다. 병원에 가도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많은 갈등 끝에 신을 모시고 나자 신기하게도 아픈 증상이 싹 사라졌다. 이후 무속인 생활을 하며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쌀을 어려운 이웃에게 꾸준히 전해왔다.

쌀은 노인정에 전달되거나 동 주민센터를 통해 이웃에게 전해졌다. 나씨는 “쌀은 내가 일을 하고 받은 것이니 (내가) 써도 되지만, 배고픈 이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어 결정한 일이다”라며 “돈은 많이 안 들어와도 쌀은 항상 많이 들어오니 그 뜻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나씨가 나누는 건 쌀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 청천2동 새마을부녀회가 청천2동 주민센터 3층 다목적실에서 연 저소득주민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찻집에서 장학금으로 100만원을 기증하기도 했다.

나씨는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이 길을 가게 됐다. 어렸을 때 가난하게 살아서 끼니를 거른 적이 많다. 단지 배고픈 이들과 나누고 싶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도울 생각이고, 언젠가는 아이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