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개성-해주’ 삼각경제벨트 구축과 6자회담 인천 개최

송영길 인천시장이 4일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4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서해 평화번영과 인천 이니셔티브(initiative: 계획) 추진 의사를 밝혔다. 송 시장은 ‘인천-개성-해주’를 연결하는 경제협력벨트를 구축하고, 6자회담을 인천에서 개최하는 등의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제학술회의 2섹션 ‘인천, 서해 평화와 남북 상생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송 시장이 기조 발제를 맡았으며,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통일관련 권위 있는 원로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했을 뿐 아니라,이명박 정부 출범 후 분쟁의 바다로 전락한 서해 평화를 주제로 해법을 모색한 경우라 눈길을 끌었다.

기조 발제에서 송 시장은 “지방선거 전에 천안함 사건이 있었고, 시장 재임 시절 연평도 폭격사건이 있었다. 이를 통해 아직도 정전상태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했다”며 “평화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확보할 것인가와 6.15선언과 10.4선언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최근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일본과 독일처럼 전쟁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독일조차 통일을 했는데… 억울한 생각도 들지만, 북한의 무한한 가능성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유보된 힘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시장은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인천국제공항은 개항 10년 만에 화물처리량 세계 2위를 기록하고, 동북아 국제비즈니스의 중심 인천경제자유구역 등의 인프라를 갖춘 잠재력 많은 도시로, 남북경제협력으로 동북아 중심도시로 우뚝 설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서해 바다가 평화와 번영의 바다가 돼야 하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실현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개성-해주’의 삼각경제협력벨트는 한반도 중추경제지대를 만들어 그 혜택은 1차적으로 인천시민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송 시장은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 9대 과제를 제출했다. 먼저 고려역사문화를 재조명해 지역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평화와 번영의 역사적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인천 강화엔 고려 왕 중 2명의 묘가 있으나 보존이나 연구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통해 강화, 해주, 인천을 통합해 정체성을 재구성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한강 하구와 서해 연안의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서해 평화를 위해 평화수역을 설정해 생태‧문화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송 시장은 ‘인천-개성-해주’ 간 삼각경제협력벨트를 구축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3각 클러스터를 중국의 주강삼각주(홍콩, 심천, 광저우)에 상응하는 산업클러스터로 조성해 인천공항, 개성공단 등과 연계해 관광벨트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밖에도 송 시장은 ▲평화도시 조성 ▲남북 공동어로와 수산업개발협력 추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남북이 만드는 평화축전으로 ▲민관 협력과 소통 방안 강구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송 시장은 6자회담을 인천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송 시장은 인천은 국제도시로 이미 UN기구 7개와 국제기구 3개가 있고,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만큼, 6자회담을 인천에서 개최해 인천을 평화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6자회담 국 유소년 축구대회를 인천과 평양에서 개최하겠는 포부도 덧붙였다.

송 시장의 기조 발제에 대해 김영희 대기자는 “경제교류와 협력이라는 분모를 확대하고 북핵이라는 분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북한 문제를 푸는 좋은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백낙청 이사장은 “서해평화협력지대가 초보적 단계에서 이행됐다가 실천되지 않아 아쉽다. 서해 평화를 위해선 남북연합이 필요하고 낮은 단계의 10.4선언 실현이 요구된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오해가 많다. 국민 동의는 진실에 기초한 남북관계에 기초해서야만 힘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의 발전 속도를 인천이 감당 못 할 정도다. 정부도 남북관계를 풀면서 신의주부터 목포까지, 전체에 대한 종합적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동원 전 장관은 “서해평화협력지대 실현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라며 “인천 이니셔티브의 실현을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용택 이사장은 “전쟁 후 평화통일 내세웠다가 이승만 정권으로부터 사법 살인을 당한 사람(=죽산 조봉암)의 사상과 삶을 알리는 것도 인천에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계기가 될”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송 시장은 경제자유구역에 중국 기업을 유치하고, 2013년 인천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에 북한이 참가해 명실상부한 전국체전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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