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정보 없고 상업광고 일색

인도 변 차지로 시민불편·도시미관 훼손 초래


우리 구가 위탁해 특정 업체가 10년 넘게 독점 관리하고 있는 ‘시민게시판’이 시민을 위한 유익한 정보보다는 상업광고 일색이라 오히려 도시미관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구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혀, 옥외광고물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관계자들의 사고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는 시민게시판을 특정 업체에 지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2회에 걸쳐 위탁관리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시 지난 해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위탁관리 하도록 이 업체와 협약했다. 이렇듯 특정 업체가 13년 동안 독점 관리하고 있는 시민게시판은 우리 구에 190여 개가 존재한다. 

인천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에 따르면 시민게시판은 본래 지정 벽보판의 효율적인 관리 등을 통해 도시 미관 훼손을 방지함을 위해 관리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옥외광고 관련 사업자·법인 또는 단체 등에 위탁해 관리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시민게시판은 이런 취지를 잃어버린 지 오래된 채 오히려 도시미관을 훼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시민게시판에는 시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는 찾아볼 수 없으며, 오로지 상업광고 일색일 뿐만 아니라, 인도 변에 방치된 채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산곡동 주민 변아무개(32세) 씨는 명칭을 ‘시민게시대’ 보다 차라리 ‘광고게시대’라고 고쳐야 할 것”이라며, “더이상 인도와 아파트 단지 앞을 차지해서 통행권과 도시미관을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갈산동 허아무개 주부도 “시민게시판에 관내에서 유치되는 공연과 문화행사 등에 대한 홍보는 전혀 없이 오로지 상업광고 일색인 게시판이 어떻게 시민게시판인지 모르겠다”며, “구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 등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참여율이 낮은데, 시민게시판을 이런 홍보용으로 이용하면 효과가 더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 옥외광고물에 대한 새로운 대안 마련과 사고전환 필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시민게시판 위탁관리 업체 대표는 “예년에 비해 경기 침체와 다원화된 광고 매체 등으로 광고 효과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도시미관 훼손이라는 지적은 지나치다”며, “계약 기간까지는 지금 게시판을 그냥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청 광고물 관리팀장 또한 “포스터 광고가 사양화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새로운 계획은 없다”며, “기부채납 조건(업체가 시설물을 설치하고 계약기간이 완료되면 구의 재산으로 하는 것)으로 계약이 되어 2008년까지는 게시판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옥외광고물에 대한 선진지 견학을 위해 부산 등지에 대한 견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계 팀장의 이런 입장은 이미 서울과 부천 등지에서 ‘시민게시판’ 형식의 게시판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에 비춰본다면 탁상행정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시미관과 관련된 전문가 및 관계 공무원이 부재한 것도 우리 구 옥외공고물 및 도시정비분야가 타 시도에 뒤떨어지는 원인이라는 평가를 모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에서는 사양화되고 있는 시민게시판을 구에서 굳이 고집하기보다 도시미관도 살리고 인도 점용도 훨씬 적은 ‘롤링보드’ 등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새로운 대안도 제시했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당 공무원들이 도시미관과 옥외광고에 대한 기본적 마인드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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