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지적에 보수공사 진행 … 근본적 개선은 불가

공공시설 설계단계부터 장애인단체 의견 반영 필요


우리 구가 심혈을 기울여 지난 달 준공한 기적의도서관을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편의시설이 미흡하다이 지적이 제기돼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미 준공된 상태라 지적된 일부 미비점에 대해서만 개선이 가능해 앞으로 공공시설을 건립할 때는 설계단계부터 장애인단체 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시행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부평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대표 김경현·이하 장애인자립센터)와 기적의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장애인자립센터는 지난 달 27일 기적의도서관 장애인편의시설 실태조사를 실시해 보고서를 작성, 구에 개선을 요구했다.

장애인자립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과 계단을 대체해 설치한 경사로의 난간 벽 등의 연속손잡이가 한쪽에만 설치돼 다른 한쪽에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손잡이 양끝 및 굴절부위에 층수와 위치 등을 표시한 점자 표지판을 부착해야 함을 지적했다.
또 경사로의 기울기가 너무 급해 휠체어가 전복될 위험이 높고 바닥이 잘 미끄러지는 재질로 돼 있어 휠체어 제동이 어렵다며, 장애인용 승강기 설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장애인화장실 등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화장실의 경우 공간이 좁아서 휠체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렵고, 별관(강당)의 장애인화장실에는 세면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별관의 입구는 턱이 높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으며, 별관 강당 내부 또한 장애인을 위한 관람석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장애인자립센터는 “공공시설의 경우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해야 함에도 불구, 장애인에 대한 편의시설이 부적합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특히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아 기적의도서관에 점자도서를 비치한다고 해도 불편을 겪게 될 것이고, 당연히 발걸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는 장애인자립센터가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 지난 주부터 편의시설에 대한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점자 표지판 부착이나 바닥재질 교체 등은 가능하나 계단 등의 난간 벽면이 석고로 돼 있어 연속손잡이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며, 장애인화장실 공간 확대, 승강기 설치 등은 불가능하다.

장애인자립센터 관계자는 “애초 관계 공무원이나 공사 관계자들이 장애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제정, 시행하고 있는 공공시설 편의시설 사전검사제 등을 통해 설계 때부터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해 3월 2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부개3동 499-1번지 282.18평의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의 규모로 지난 달 준공한 기적의도서관은 오는 2월 말이나 3월 초에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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