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예산 삭감 형평성 논란으로 의원간 갈등 증폭

구 의회가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도 예산심의에서 의원간 갈등이 증폭된 반면 낭비성 예산 삭감은 뒷전인 모습을 보였다.
의회 이아무개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강아무개 의원 지역구 주민자치센터 운동기구 구입 비용이 다른 지역에 비해 50% 가량 높게 책정된 사실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부분 2천400만원인 운동기구 구입 예산이 강 의원 지역구만 3천855만원으로 책정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해당 상임위원회 위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예산을 2천400만원으로 삭감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전해들은 강 의원은 동료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의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재떨이를 던지려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예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도 이 같이 통과됐으며,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동에서 올라온 예산에 대해 삭감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삭감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삭감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한 “동 청사 리모델링을 통해 공간이 확보됨에 따라 건물 평수에 맞게끔 여러 곳에서 자문을 받아 운동기구 구입 예산을 요구한 것이 왜 형평성에 어긋나냐”며 “예산삭감으로 인해 이용하고자 하는 주민은 많은데 기구가 부족해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못마땅해 했다.

낭비성 예산 삭감은 뒷전

기자 해외동행취재비 ‘눈 가리고 아웅’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타동과의 형평성에 비춰 봐도 특정 동에 운동기구 구입비로 3천855만원을 배정하는 것은 맞지 않아 예산을 삭감했으며, 동료 의원들도 만장일치로 예산삭감에 동의했다”며 “집행부에서 처음부터 예산을 형평성에 맞게 올리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의원 간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가운데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지적 또는 삭감된 낭비성 예산이 다시 부활하거나 삭감 없이 통과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상임위원회가 장기재직공무원 부부동반 해외여행 예산 8천400만원 중 절반을 삭감했지만 예산특위에서 전액 부활됐다. 또한 예산특위에서 2∼3년 후면 철거될 그린벨트 내 무허가 체육시설 개·보수 예산 3천600만원에 대해 ‘낭비성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다음날 계수조정에선 언급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이와 관련 체육시설이 있는 지역구 의원(상임위원장)이 예산특위에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밖에도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기자 해외동행 취재비 600만원이 예산특위에서 ‘해외교류 홍보·보도 해외여비’로 명목만 바뀌어 통과됐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이후 기자들이 몰려와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히고, 애초 예산을 편성해 의회에 떠넘긴 구 집행부에게 책임을 넘겼다. 
낭비성 예산 삭감은 뒷전인 이런 모습에 대해 일부 의원들도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무개 의원은 “2∼3년 후면 철거될 그린벨트 내 무허가 체육시설에 대해 3천6백만원을 지원하고, 당초 예산편성에 없던 자전거도로 확보를 위해 5천만원을 세워준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는 일이냐”며, “서로 맞는 의원끼리 ‘나눠먹기식’으로 예산을 짜 맞추는 것이 형평성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아무개 의원은 “의원들이 감정을 앞세우는 바람에 사나운 꼴을 보였다”며 “원칙 없는 예산심의를 주민들이 알까 두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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