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부활한 전태일, ‘바보’들을 깨우다
2005년 부활한 전태일, ‘바보’들을 깨우다
  • 이영주 기자
  • 승인 2005.12.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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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창작 뮤지컬 <전태일 프로젝트>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재창립, 임승관 대표 선출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갈산2동에 위치한 인천여성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조금은 특별한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름 하여 ‘전태일 프로젝트’. 지금은 이름만 대도 누군지 다 아는, 서울 청계천 변에는 동상까지 세워진 유명인사지만, 죽은 지 30년도 훨씬 더 지난 인물을 제목으로 내세운 것부터 심상치 않은데, 게다가 분신한 노동열사와 어울리지 않게도 ‘코믹’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더구나 이 뮤지컬은 전문 배우가 아닌, 교사, 회사원 등 평범한 ‘보통사람’이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며 만든 뮤지컬이다.
이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일용직, 특수고용직이 일반화된 노동시장. 불합리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연한 듯 ‘바보’처럼 살아가길 바라는 과학과 매체의 화려한 선전문구 속에서, 기계처럼 살아가는 열성인자들. 1970년 청계피복 노동자 전태일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며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은 침묵하던 ‘바보’들이 ‘우리는 바보도 아니고 열성인자도 아닌, 인간’이라고 선언하게끔 만든다.
묵직한 현실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전태일 프로젝트’는 최근 화제의 초점이 되고 있는 황우석 박사의 패러디, 익살스러운 춤과 노래 등 코믹한 설정으로 시종일관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물론 아마추어 배우들의 설익은 연기가 감춰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은 자신과 똑같은 ‘보통사람’이 무대에 선 뮤지컬이기에 더욱 친근감이 있었다고 평했다.

▲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임승관 대표
15일 첫 공연 전에는 이번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 문화예술시민단체인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의 재창립 기념식도 거행돼 자리를 더욱 빛냈다. 이 자리에서 새로이 대표로 자리에 나선 임승관(사진)씨는 “음악, 미술, 연극, 사진 등 다양한 창작과 동아리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던 10년의 역사 위에 새로 태어난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는 앞으로 시민이 적극적인 수용자가 되어 문화의 불모지 인천에서 새로운 문화, 시민과 생산자가 만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재창립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 뮤지컬 ‘전태일 프로젝트’는 평범한 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나선 시민참여형 뮤지컬일 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바꿔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전태일 프로젝트’로 인천시민과의 성공적인 만남을 만든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는 앞으로 1천명의 회원을 모집해 양질의 공연 유치, 창작자와 감상자의 만남, 문화예술교육과 강습 등을 진행함으로써 ‘문화수용자운동’이라는 새로운 문화예술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